산업 생활

오비맥주 사령탑 교체… 새판짜기 시동

사장에 글로벌 전문가 프레이레… '영업달인' 장인수 경영 이선 후퇴

인베브 '혁신 DNA' 이식, 조직개편·시스템 교체 등 '1위 수성' 환골탈태 예고



카스 소독약 냄새 논란 이후 매출 부진에 시달린 오비맥주가 사령탑을 전격 교체하고, 외국인 사장을 전진 배치하는 등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올 초 오비맥주를 인수한 AB인베브의 '글로벌 혁신 DNA' 이식의 일환이라며, 오비맥주에 대대적인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내다본다.

20일 오비맥주는 프레데리코 프레이레(43·사진 왼쪽)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통합부문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또 장인수(59·오른쪽) 현 대표는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고신영달(고졸신화·영업달인)'의 주인공인 장 대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2012년 6월 오비맥주 대표를 맡은 지 2년 5개월 만이다. 오비맥주의 맥주 시장 1위 일등 공신인 장 대표는 앞으로 신임 대표가 한국 맥주 시장을 이해하고, 대내외 활동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새로운 사령탑 구축은 수입 프리미엄 맥주의 거센 공략과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갈수록 격화되는 국내 맥주 시장 경쟁 변화에 맞서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기 위한 공격적인 경영체제 개편"이라고 밝혔다. 프레이레 신임 사장은 1996년 AB인베브에 입사, 18년간 영업·생산·구매·물류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글로벌 맥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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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에선 지난 여름 소독약 냄새 논란에 대한 대응이 미진했고, 매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장인수 체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AB인베브가 인수 당시 장 대표 체제를 지속하겠다던 약속을 뒤집으면서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한다. 또 신임 대표가 본사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건을 계기로 오비맥주에 대변혁이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이미 대규모 품질강화 플랜과 신제품 출시에 이어 대표 교체 등이 숨가쁘게 이뤄진 만큼 대규모 인사이동이나 시스템 교체 등 변화의 카드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9월 광주와 경기도 이천, 충북 청원 등 3개 품질 관리에 3년간 1,2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11일 올몰트 맥주인 '더 프리미어 OB'를 3년만에 내놓으며 '진한 맥주' 경쟁에 가세했다. AB인베브가 보유한 고품질 맥주를 들여오기 위해 수입 맥주 부문을 따로 떼 신규 부서로 만드는 등 조직개편 카드도 검토 중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AB인베브가 수입 프리미엄 맥주 공세와 후발주자의 도전 등으로 치열해진 국내 맥주시장 경쟁구도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한국 시장을 잘 알고 영업력이 뛰어난 장 대표의 빈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물음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국내 1위를 수성할 수 있는 데는 장 대표의 영업력 등이 크게 작용했다"며 "각국 맥주 시장의 특성이나 영업 스타일이 달라 AB인베브의 노하우가 국내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표가 오비맥주로 오면서 이전 회사에서 같이 넘어온 임직원들이 많다"며 "장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면서 이들이 경쟁사로 옮기는 등 인력 이탈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불안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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