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책성’… 외부영입 유력/한보관련 3개은 행장 인사 구도

◎산은­재경원,감독책임론 진화 전격 내정/환은­내부승진 힘들듯… 홍 한미행장 물망/서울­퇴진여부 논란속 한은출신 인사 거론한보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김시형 산업은행총재 후임에 김영태 담배인삼공사 사장이 내정됨에 따라 역시 같은 이유로 사임한 장명선 외환은행장 후임인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장만화 서울은행장마저 퇴진압력을 받음에 따라 은행장 후임인사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장행장의 퇴진압력이 한보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후임구도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검찰의 한보관련 은행임원에 대한 사퇴유도 의견이 은행감독원에 공식통보될 경우 은감원 특검결과 징계를 받았던 현직 은행장이나 전무 등의 거취문제가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보여 이 경우 금융가에 또 한차례 인사회오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의 후임총재는 내부승진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숙원에도 불구, 김영태 담배인삼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후임 산은총재 인선은 당초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재경원이 허를 찔렀다. 재경원이 이처럼 빨리 산은총재 인선을 결정한 것은 검찰의 한보수사 발표 이후 책임론이 관가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이 한보사태에서 비켜나 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장만화 서울은행장에 대해 인책론을 들고 나옴에 따라 감독책임까지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장행장이 사퇴할 경우 감독책임과 관리책임도 자연 도마 위에 오를 것이 분명하다. 외환은행의 경우 후임행장은 당초 내부승진설이 유력했으나 한보관련 문책설이 나돌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장행장 사퇴의 가장 큰 이유가 한보사태에 따른 책임추궁차원인 만큼 박준환, 조성진 두 전무의 내부승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문책수위중 가장 낮은 주의촉구 징계를 받고 전무에서 승진한 장서울은행장이 취임 3개월만에 강한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정황을 감안하면 분위기는 내부인사 불가쪽으로 점차 기우는 모습이다. 두 사람이 팽팽히 맞서 있다는 것도 이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보사태로 흐트러진 은행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외부인사 영입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 경우 외환은행 전무출신으로 은행경영능력을 검증받은 홍세표 한미은행장이나 홍희흠 전 대구은행장 가운데 한 사람이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또 산은총재 물망에 올랐던 신명호 주택은행장이나 문헌상 수출입은행장이 외환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빈자리를 전현직 재무관료출신이 채울 가능성도 있다. 장서울은행장의 퇴진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 검찰이 문책사임요구의 근거로 삼고 있는 부당대출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아직 확실히 파악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은감원의 미진한 검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장행장의 부당대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면 행장퇴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서울은행장이 사퇴압력에 굴복할 경우 현재의 서울은행 사정상 내부승진 가능성은 낮다는게 중론. 지난해 2천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데다 은행장들이 연거푸 4명이나 중도퇴임한다는 점에서 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외부인사 영입이 유력하다. 한은출신 인사의 영입가능성이 커 한은 부총재를 지낸 신복영 금융결제원장이 우선 거론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윤곽을 그리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 한편 검찰의 사퇴유도 의견이 은감원에 공식통보되고 이에 따라 장행장이 자진사퇴할 경우 은감원의 특검결과 징계를 받았던 현직 은행장이나 전무 등의 거취문제가 새롭게 부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보관련 임원 25명중 아직 현직에 있는 임원은 산업, 외환, 서울은행장을 제외하고도 14명에 이른다. 검찰이 장서울은행장의 문책의견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올 경우엔 장행장보다 은감원의 징계수위가 높았던 현직 은행임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는 등 금융가에 새로운 논란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은감원의 부실감사에 대한 인책론도 대두될 공산이 크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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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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