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업무 폭주 고용센터 "숨 돌릴 틈도 없어요"

불황에 구직자 대폭 늘어나 민원·전화상담 병행 부담 커<br>고용부 콜센터 기능 강화해 현장 직원 업무 줄여주기로


서울 구로구 서울관악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 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하루 평균 80여명의 민원인을 상대하느라 빡빡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민원인과 면담하는 동안에도 '따르릉 따르릉' 끊이지 않고 울려대는 전화기는 그를 더욱 정신없게 만든다. 민원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전화상담을 하다 보면 통화가 길어지는 경우도 다반사. 앞에 앉은 이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급기야 큰소리로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한둘이 아니다.

고용노동부 지방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쇄도하는 전화와 민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방관서 직원들의 업무 폭주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민원처리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콜센터 기능을 대폭 강화해 현장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16일 고용부에 따르면 전국 83개 고용센터로 걸려오는 민원전화(직통 전화+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는 2011년 6월 184만통에서 2012년 3월 236만통, 올 3월 255만통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김창환 서울관악고용센터 취업지원1과 과장은 "실업급여를 전담하는 창구가 13개나 되지만 대기실은 항상 민원인들로 꽉 찬다"며 "각 창구 직원들에게 수시로 전화까지 오는 상황이라 전화 받으랴 민원인 맞으랴 말 그대로 정신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최근 경기부진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과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 현장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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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지방관서는 각종 증빙서류를 팩스로 받고 있는데 민원인들이 팩스를 보낸 뒤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확인하는 전화를 걸고 있어 직원들에게 이중, 삼중의 부담이 되고 있다. 민원이 많은 일부 고용센터는 하루 동안 직원 1인당 팩스를 포함한 문서접수 건수가 84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콜센터를 확대시켜 지방관서로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 상당 부분을 흡수함으로써 현장 직원들의 업무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용부는 경기도 안양 콜센터를 통해 각 지방관서 ARS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의 30%가량인 월 11만통을 처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70%는 각 고용센터 직원들이 직접 응대한다. 고용부 감사관 관계자는 "콜센터를 늘리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예산 배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결과 31억원의 내년 사업비를 확보했다"며 "안양 콜센터를 늘리거나 다른 지역에 콜센터를 만들어 지방관서 ARS 전화의 60%까지 콜센터에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앞으로도 콜센터를 확대해 궁극적으로 지방관서의 ARS 전화 부담을 완전히 덜어줄 계획이다.

조철호 고용부 감사관은 "고용센터 직원들의 전화 업무를 줄여 현장 민원인에게 더 집중하게 함으로써 내부 불만을 없애고 시민들의 민원 만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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