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산성과 인간존중/최동규 중기연 선임연구위원(여의도 칼럼)

생산성이란 말만큼 많이 쓰이고 있는 용어도 드물 것이다. 기업이나 국가경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또 생산성만큼 각자가 받아들이는 느낌이나 태도가 천차만별인 경우도 역시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생산성 향상없이는 이 경제난국을 헤쳐나갈 수 없다고 말은 하면서도 결국 남탓으로 돌리고 마는 경향이 허다하다. 더구나 생산성이 가장 좋아하는 요인들을 이간시키기까지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임금협상철이 다가오고 있다. 벌써부터 노사간에는 올 임금인상률의 적정수준을 놓고 상당한 거리가 벌어져 있고, 생산성은 경영자의 몫이 되어 있다. 과거도 항상 그랬다. 임금인상률을 자제하고자 할 때 아주 도움이 되는 지표로 생산성은 이내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생산성과 임금은 마치 금실좋은 신혼부부와도 같다. 생산성이 오르면 임금도 이윤도 오를 수 있고 임금도 이윤도 적정하게 조정될수록 생산성도 더 오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언제부터인가 생긴 오해와 편견이 누더기처럼 되어버려 이젠 그 금실좋던 신혼부부관계인 생산성과 임금인상률이 토라져 돌아앉아 있는 형국이다. 각방쓰자고 까지 할 태세에 와 있다. 이혼도 불사하겠다고 집을 뛰쳐나가지 않는 것만도 다행인 지경이 되었다고 본다. 생산성은 임금 줄 힘도, 이윤 남길 힘도 없어 고통스러워하는 기업일수록, 그런 국가일수록 절실하고 고마운 존재이다. 왜냐하면 오직 생산성 개념만이 그 고통을 치유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원이 부족해 고통스럽다면 그 고통을 이길 수 있는 길은 오직 생산성 뿐인 것이다. 삼사십년전에 부존자원이 풍족해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나라들이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했던 나라들에 비해 지금은 하나같이 국민의 생활수준이 낮다. 부족한 것이 결코 불행만 가져오는게 아니라 행복을 가져올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바로 그 힘이 생산성이다. 생산성은 말로만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생산성이 좋아하는 조건을 실천해 주어야한다. 인간존중, 진솔함, 자유, 자율, 공정같은 개념들이 생산성이 가장 좋아하는것들이다. 가장 인간적인 곳에 최고의 혁신을 수반하는 생산성이 존재한다. 진실로 우리자신들을 되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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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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