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식·채권시장 핫머니 올 23조 유입

■ 한국경제 '더블트랩' 경고… 위험 어느 정도 인가<br>원화 강세에 증시에만 15조9,000억 흘러들어<br>외국인 단기채 보유 비중도 6.8%P나 확대<br>아베 정권 양적완화따라 단기자금 급속 증가 예상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흘러들어온 외국계 투기성자금(핫머니)이 올 들어 23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단기 환차익을 노리는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증시에 유입된 유럽계 자금은 15조9,000억원에 이른다. 국가별로는 네덜란드 자금이 3조7,31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노르웨이(2조3,759억원), 룩셈부르크(2조3,263억원), 케이맨제도(2조43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채권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이 올 들어 장기투자 성격의 국고채보다 만기 2년 미만의 통안채에 대한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의 통안채 누적 보유액은 지난해 말 19조9,950억원에서 올 11월 27조5.100억원으로 7조5,250억원이나 불어났다. 이로써 외국인의 통안채 보유비중도 지난해 24.1%에서 지난달에는 6.8%포인트 증가한 30.9%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말 60조9,920억원에 달했던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액은 올 11월에 59조1,740억원으로 1조8,180억원 줄었고 보유비중도 73.5%에서 66.6%로 주저앉았다.

이러한 흐름이 최근 들어 더욱 가파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는 7,800억원의 유럽계 자금이 유입됐고 외국인의 통안채 매입 규모도 2조8,000억원으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자금 중 상당수가 단기차익을 노리는 '핫머니'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잇단 양적완화와 일본의 아베 내각 출범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가 계속되자 단기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계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 당국에서는 현재 증시에 유입된 유럽계 자금 중 70~80% 이상은 단기차익을 추구하는 핫머니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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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직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핫머니가 급작스럽게 빠져나갈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등 환경이 급변할 경우 핫머니의 급격한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성장률이 높고 양적완화가 덜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갈 곳 잃은 글로벌 유동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 완화정책으로 자금이 풀리고 있는 구조에서 단기자금 성향의 '핫머니'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국내 금융투자시장에서 경계해야 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일본 아베 정권이 출범한 후 헤지펀드 대출을 가능하게 하는 등 양적완화정책에 나설 경우 국내에 유입될 수 있는 단기 성향 자금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핫머니' 유입이나 국내 금융투자시장 변동성 증가 여부 등은 미국 재정절벽 등 글로벌 이벤트에 의해 원ㆍ달러 환율 등 환시장 자체가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에 좌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국채시장의 큰손인 중국과 태국 등이 국채 매입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또 해외 유명 자산운용회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이 투자 방향을 통안증권 쪽으로 선회하면서 통안채 매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템플턴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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