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총알' 바닥 난 투신… 주식 사고 싶어도 못 사

연초부터 대규모 환매에 펀드내 예금비중도 급감<br>당분간 순매수 전환 어려워 기관소외주에 관심 가질 만


'비워도 비워도 끝이 없다'

최근 대규모 매도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총 4조39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투신권 전체 순매도 규모(2조6,526억원)보다 52%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대량 매도에도 투신의 매수 여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환매 탓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1일국내주식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5조6,783억원에 달한다. 투신의 순매도 규모를 감안할 때 약 1조6,000억원 가량의 현금이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국내주식형펀드 내 주식 비중도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됐던 지난해 8~9월 80%대까지 떨어졌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주식비중은 최근 꾸준히 올라 이달 21일에는 94.07%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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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예금 비중은 지난해 말 0.57%에서 0.48%로 줄었고, 일반 현금 위주로 구성돼 있는 기타도 5.1%에서 4.58%로 뚝 떨어졌다. 그만큼 현금 여력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투신이 환매에 대응하면서 주식 매도 보다는 현금 비중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는 의미다.

주요 운용사들의 주식 비중도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97.15%), 한국투자신탁운용(96.45%), 한화자산운용(92.82%) 등 대부분의 대형 운용사들이 90% 중후반까지 주식비중을 늘렸다.

펀드매니저들로서는 최근의 조정이 지수 상승률보다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는 액티브펀드의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지만 주식을 담고 싶어도 현금이 없어 더 담을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환매가 이어지면서 매니저들은 사고 싶은 주식을 살 수 없고 팔고 싶지 않은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액티브펀드 매니저들이 지수 상승률을 앞서는 성과를 내기 힘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이어지는 한 투신권의 순매수 전환은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기관 소외주 위주로 투자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박진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투신은 당분간 보유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며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 가운데서도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을 담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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