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증권사는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B사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나온 실권주를 전액 인수했다가 낭패를 봤다. B사의 증자 대표 주관사를 맡았던 이 증권사는 30억원을 투입해 실권주를 인수했지만 이후 B사가 부도설에 휘말리자 부랴부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 과정에서 A증권사는 결국 13억원의 손실을 봤다.
A증권사의 투자 과정을 되짚어보면 증권사가 스스로 손실을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증권사는 B사의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를 맡고도 이 기업이 올해 3ㆍ4분기까지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결국 이 증권사는 B사 주연의 드라마(유상증자)에서 중심 시나리오(재무제표)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잘못된 조연(잔액인수)을 맡았다가 일명 ‘발연기’라는 혹평 속에 손실만 입은 셈.
이번 유상증자 과정은 증권사는 물론 B사에도 금전적 손실과 함께 신뢰성 추락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후회 섞인 한 숨만 내쉬기에는 아직 이르다. 한 번의 실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는다면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 투자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기업 실사를 강화하는 등 정도 투자에 나설 경우, A증권사는 손실 만회와 신뢰성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B사도 유입된 자금을 사업 강화에 활용하고 철저한 사업계획 수립해 흑자 전환에 나선다면 우량 기업으로의 길이 그리 멀지만은 않다.
일부 증권사들이 사사로운 이익에 눈이 멀어 제대로 된 기업실사를 진행치 않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신뢰성 추락이 언론이나 투자자들의 입에서 단골메뉴로 오르내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례는 특정 증권사나 상장사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 듯싶다.
코스피 지수 2,000선 돌파 등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 A증권사와 B사가 빚어낸 이번 사태가 향후 성장을 꾀하는 있는 증권사나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되지 않을까. 13억원 손실과 주가 폭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이번 사례를 증권사와 코스닥시장 상장사 모두가 곱씹어 보기를 권한다. 좋은 참고서를 보는 학생이 우등생이 될 수 있듯, 나쁜 선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성의 목소리를 높일 때 증권사는 물론 코스닥시장 상장사들도 한 단 계 높은 성장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