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 서민으로 향하라] <4> 서민고객과 함께 성장하라




서민ㆍ중기와 함께 성장하라 재무상담, 창업노하우 전수 등 종합서비스 제공해야 “중소기업 근로자와 서민이 답이다.” 올해 초 A은행 개인고객 담당 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객군별 예금현황 분석자료를 보고 무릎을 쳤다. 예금과 개인고객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개인고객 담당부서는 예금 등을 대폭 증가시키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었다. 뾰족한 수가 없어 시작한 것이 고객군별 예금현황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중심으로 한 우량 고객은 예금액의 변동성이 컸다. 특히 법인예금은 금융위기가 오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경우 적금 등을 중심으로 예금액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방치해왔던 중소기업 근로자 같은 서민에게 자산관리기법 강의 등 우대책을 쓰는 것으로 마케팅 방향을 조정하게 됐다”고 했다. ◇충성고객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 일반 서민고객들은 은행들에서는 ‘찬밥’ 신세다. 예금에 대한 우대금리는 고액에만 해당되고 대출금리 우대폭도 미미한 실정이다. 급여통장 이체실적 등에 따라 0.2~0.4%포인트 내외를 감면받는 게 고작이다. 그마저도 대출이 나가면 그걸로 끝이다. 반면 PB고객과 우량 중소기업은 은행에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받고 있다. 금융자산이 최소 1억원 이상인 PB고객들은 은행에서 재무관리, 노후설계, 인생 컨설팅, 세무상담은 물론 자녀 맞선 서비스까지 제공받는다. 은행의 연구소에서 내놓는 세계 금융시장 동향 및 환율전망, 부동산시장 분석자료 등은 기본이다. 특정 업종에 대한 분석과 중국ㆍ동남아 등 해외진출에 대한 타당성 여부까지도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21조3,000억원.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1%포인트만 남겨도 4조원이 넘는 돈이 은행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게다가 가계대출은 9월 말 현재 부실채권비율이 0.6%로 기업대출(3.19%)의 5분의 1 수준이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등의 용도로 주로 근로자와 서민들이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의 주수익원은 거액 자산가가 아니라 일반 고객이다. 선택의 문제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은행의 서비스는 은행 기여도와 정반대로 제공되고 있다. PB고객들은 대출은 거의 받지 않고, 금리할인과 각종 혜택을 받아 상당수 PB센터는 적자를 내고 있는 반면 서민들은 은행에 예금을 해 영업활동의 기반이 되고, 돈을 빌려 수익을 내주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관리조차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금융권의 한 원로는 “은행들도 단순히 고객에게 돈만 빌려주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 재무컨설팅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정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민 홀대에서 서민 우대로=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서민을 대상으로 재무상담과 창업 노하우 전수 같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들이 지금까지의 일방향성 관계에서 탈피해 이제 은행이 서민고객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 이는 충성고객 증가로 이어져 영업기반을 탄탄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재무상담만 해도 현재 한국FP협회는 저소득층 서민을 대상으로 무료 재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민들은 대출관리 및 자산형성 작업이 중요한데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아서다. 은행들도 마음만 먹으면 상당수 고객과 서민층을 상대로 강연 형태로 이 같은 상담이 가능하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국에 지점망이 있는 데다 전문 프라이빗뱅커(PB)는 물론 재무설계가 가능한 자격증을 보유한 은행원도 많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서민들이나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재무상담을 해주고 이들을 향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들이 수십년간 대출을 하면서 쌓아온 창업노하우와 기업경영 방법도 데이타베이스(DB)화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은행별로 운영 중인 미소금융재단을 통해서도 서민들과의 접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금융권의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은 고객이 파트너라는 생각을 갖고 재무관리 및 비즈니스 노하우 축적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며 “이는 충성고객의 증가로 이어져 결국 은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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