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5대 대통령 J.F 케네디의 어머니 로즈여사는 자녀교육에 극성스러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밥상머리 교육을 매우 중요시했다. 케네디가의 식사시간은 단순히 식사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미래에 필요한 자녀의 인성을 훈련하는 자리였다.
식사 전에 뉴욕타임즈를 읽고 기사에 대해 식탁에서 얘기를 나누도록 했다. 또 식사시간을 반드시 지키도록 해 약속과 시간의 중요함을 깨닫도록 했다. 심지어는 식사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성인으로, 특히 사회 지도층으로 자리 잡는 데 필수적인 자질이 어릴 적부터 식탁에서 길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밥 먹을 때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은연 중에 배워온 한국적 습성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풍부한 인간성을 연마하고 아울러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습득해나가기 위해서는 먹을거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불규칙한 식사, 패스트푸드의 지나친 섭취 등 그릇된 식생활에서 오는 영양 불균형 상태가 심각하며 비만ㆍ아토피ㆍ소아성인병 등에 걸린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가의 수입식품과 가공식품의 유해성 논란 등 식품의 안전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식량의 해외의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아이들에게 식생활 개선이나 먹을거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바람직한 식생활을 몸으로 익히고 아울러 전통 식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 교육계에도 '밥상머리 교육'을 소중한 교육기회로 삼으려는 노력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농협안성교육원에서는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ㆍ대한영양사협회 등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초ㆍ중ㆍ고등학교 영양(교)사와 조리사를 대상으로 『우리 농·축산물 바로 알기』 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에도 300여명의 영양(교)사와 조리사가 참여하여 ‘학교급식 정책방향’ ‘학교급식 담당자의 역할과 자세’ ‘대한민국 농산물! 그 힘과 희망’ 등을 주제로 열띤 강의와 진지한 토론을 벌였으며 흥미진진한 우리 농축산물 페스티벌도 개최됐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도시락을 대신해 밥 한 끼를 때우려 학교에서 제공하는 점심식사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품질이 우수하고 안전한 식재료인 국내산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교육활동의 일환이며 올바른 식문화 계승을 통한 생명운동ㆍ농촌사랑운동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학교급식지원조례를 통해 지역산ㆍ국내산ㆍ친환경 농산물의 학교급식공급이 확대되도록 지원하고 있는 바 정말 다행스럽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급식관련 담당자, 교육계, 학부모, 지역농업 관련 생산자 조직, 시민사회 단체 등의 일상적인 소통이 밑바탕이 돼야 하겠다.
미래사회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안전하고 우수한 우리 농산물로 만든 최상의 급식을 제공받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벼랑 끝에 몰린 우리 농업인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되고 나아가 우리농촌을 회생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