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유영철씨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유씨 살인혐의 입증을 위해 계좌추적까지 실시하는 등 다각도의 접근 방법을 동원, 눈길을 끈다.
검찰 1차 수사 목표는 유씨의 진술을 근거로 경찰에서 밝혀낸 21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유씨가 전면 부인하더라도 기소 및 공소유지가 가능할 만큼의 물증과 정황증거를 찾는 일.
여기에 더해 아직 애매모호한 연쇄살인의 동기를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검찰은 범행 동기 규명을 위해 유씨 본인 및 가족의 은행계좌 추적에 나서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가 있는지, 계좌에 숨겨둔 돈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등 재산현황 파악에 나섰다.
유씨가 이유없는 살인행각의 와중에도 수시로 경찰행세를 하며 금품을 빼앗아왔던 점 등으로 미뤄 그의 일탈이 경제적인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확인 중인 것.
검찰은 유씨가 이혼한 전처 사이에 낳은 아들에 대해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소송까지 하는 등 아들에게 각별한 애착을 보였던 사실을 확인하고 아들을 전처에게 넘겨준데 대한 좌절감이 살인행각과 관련있는 지도 파악 중이다.
아울러 검찰은 유씨가 삭제한 개인 컴퓨터 파일을 복원, 유씨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퍼온 7천여장의 사진을 분석하며 그의 취향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또한 사이트 접속시각을 분석함으로써 현재까지 파악된 유씨의 범행시점에 모순점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작년 9월 출소 이후 기거하던 거처 3곳에 대해 지난달 30일 압수수색을 벌이고 유씨가 찍은 사진 등을 분석하며 유씨의 족적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한편 유씨 여동생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는 것을 전제로 증거 수집을 위해 모든 상상력을 동원, 어떤 것을 유씨와 연결지을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씨가 단식을 풀고 조사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임에 따라 지난달 31일 오후 늦게까지 유씨를 조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