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 바닥탈출 임박

항공화물 물동량 늘고 구리등 원자재값 급등지난 2년 동안 침체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던 미국경제가 이제 그 수렁을 탈출하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는 진단과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라크 공격 등 불투명한 상황이 앞에 놓여 있고 소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들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컴퓨터 메이커인 IBM의 새뮤얼 팔미사노 사장은 30일 애널리스트 모임에서 "설비과잉의 문제가 남아 있지만 미국경제가 바닥에서 탈출하고 있다"며 내년에 100억달러를 신규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경제학자와 미국 정부는 경제를 낙관하고 실물경제의 현장을 피부로 접촉하는 기업인들은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왔다. 따라서 미국 굴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조심스럽게 바닥탈출론을 제기하며 낙관론을 펼친 것은 최근 들어 이례적인 일이다. 또 반도체산업 전문조사기관인 어드밴스트 포캐스팅은 이날 "지난해 최악의 침체를 겪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정상화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 8월에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했으며 이 추세는 4ㆍ4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연구소는 2년 전에 반도체 경기 하강론을 펼쳐 데이터퀘스트, IC 인사이츠 등 대다수 연구기관들의 낙관적 견해를 부정함으로써 '외로운 늑대'로 불렸으나 결국 예측이 적중했다. 미국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미국의 항공화물협회에 따르면 항공화물 운송규모는 9월에 19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이 같은 높은 증가율은 지난해 9월에 테러로 인해 항공운항이 잠시 중단된 데 따른 특수성의 결과이지만 4월 이래 월별 물동량이 6개월째 증가추세에 있다는 사실은 미국경제가 살아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지난 3ㆍ4분기 철강재 가격이 톤당 428달러로 한해 전의 394달러에 비해 8.6% 증가, 산업의 쌀인 철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회복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구리의 가격이 10월 들어 상승추세에 있다. 그러나 미국의 실업률은 9월 5.7%에서 10월에는 5.8~5.9%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돼 여전히 고용시장은 불안정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소비의 주축이었던 자동차 판매가 9월부터 시들해지기 시작해 10월에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미국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아직도 산적해 있지만 긍정적 요소들이 많아지면서 회복의 싹이 트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ㆍ4분기에 1.3%의 저성장을 기록했지만 3ㆍ4분기에는 3.5%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