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지수는 외국인이 계속해서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며 하락장세로 출발, 장중한때 44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지난주말보다 32.02포인트 내린 872.94포인트에 마감했다. 투신권이 1,4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지수 떠받치기에 나섰지만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현·선물간 베이시스차 확대로 프로그램매수가 1409억원 가량 나오면서 빅 5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됐지만 이내 하락장세로 돌아섰다. 대형 소형주 가릴 것 없이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상승종목은 116개에 그친 반면 하락종목은 714개에 달했다.
정부의 대우문제 해법제시에 대해 시장은 여전히 못미더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대우의 가시적인 구조조정 성과가 나타날때까지 지수는 당분간 하락조정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사태가 가닥을 잡지 못하는 한 기업실적이 본격 발표되는 내달 중순까지는 조정장세가 불가피하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완연한 조정장으로 들어선 이상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주춤해지며 투신권이「외끌이」장세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다 외국인의 매물공세가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수 향방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외국인. 외국인은 지난 6월부터 매도세로 돌아선 이후 대우사태가 불거진 지난 23일 1,797억원, 26일 1,540억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는 등 매도폭을 확대하며 지수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하나증권 투자정보팀의 신삼찬(申三燦)과장은『60일 이동평균선인 850이 일단 일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다』며『그러나 대우문제로 취약해진 투자심리를 고려할때 800포인트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바로 800포인트가 외국인이 이익실현을 위한 매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던 지수수준이기때문에 여기에서 강력한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란게 그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법인영업팀의 노선(盧善)과장은『외국인이 현물뿐 아니라 지난주말부터 선물도 대거 팔고있다』며『850선이 무너질 경우, 760선까지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선물잔고는 지난 22일까지만해도 4,278계약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대우문제가 불거지면서 23일부터 1,699계약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하락국면이 기본적으로 지수가 단기급등한데 따른 기술적 조정 성격도 강한 만큼 대우해결의 가닥만 잡히면 대세 상승기조는 여전히 살아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W.I.카증권의 줄리엣 홀 영업부 이사는『지수가 쉬어갈 시기에 대우문제가 지수하락의 좋은 핑계거리를 제공했다』며『기업실적 호전소식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하반기에도 대세 상승국면은 유효하다』로 말했다.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