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이 미국 달키 아카이브 출판사와 공동 추진하는 한국문학총서 1차분 10종(사진)이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간됐다.
이는 달키 아카이브 출판사의 총서 발간 제안으로 지난 2011년 11월 양측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총 25종을 출간키로 합의한 이후 2년여만의 결실이다. 특히 번역서 비중이 2%에 불과한 미국시장에서 한국문학이 총서 형태로 출간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1차분 10권에는 이광수의 ‘흙’을 필두로, 김원일ㆍ박완서ㆍ현기영ㆍ김주영ㆍ이기호ㆍ정영문ㆍ정미경ㆍ장정일ㆍ장은진 등 한국 근현대문학의 주요 작가 및 신진 작가 작품이 골고루 포함됐다. 또 오는 2014년에는 김남천의 ‘대하’, ‘이상 단편집’, 최인훈의 ‘광장’, 하일지의 ‘우주피스 공화국’ 등 한국문학총서 2차분 15종이 출간된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17일 “이번 한국문학 총서는 현재까지 이루어진 영미권 출간사업 중 가장 큰 규모로, 영어권에서 수용하고 인정하는 세계문학의 반열에 한국문학이 뚜렷하게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간 추진해 온 한국문학 해외소개 사업을 질적으로 도약시키는 중요한 발판”이라고 평가했다.
존 오브라이언 달키 아카이브 출판사 대표는 “이번 한국문학총서의 발간은 한국 현대 문학 작가의 작품이 영어권 일반 독자에게 읽히는 것뿐만 아니라, 영어권 아카데미에서 문학비평과 학문적 연구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한국문학 총서 발간의 의미를 설명했다.
1984년에 설립된 달키 아카이브 출판사는 그 동안 500여종의 작품을 출간했고 매년 50여종의 작품을 출간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샴페인 시에 본사를, 영국 런던과 아일랜드 더블린에 지사를 둔 달키 아카이브 출판사는 영문학 작품은 물론 문학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외국문학을 영어권에 소개해 온 출판사로, 미국에서 비상업 출판사로서는 문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출판사 중의 하나이다. 미국의 거투르드 스타인, 영국의 올더스 헉슬리, 프랑스의 레이몽 크노, 스페인의 카밀로 호세 셀라, 멕시코의 카를로스 푸엔테스, 러시아의 빅토르 슈클로브스키 등 해당 국가 문학의 정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을 엄선하여 출간함으로써 영어권에서의 외국문학 수용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전미도서상에서 퓰리처상, 노벨문학상까지 주요 상을 수상한 작가의 상당수가 이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있다.
한편 한국문학번역원은 주영 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내년 4월에 열리는 런던 도서전에 우리나라 주빈국 초청을 기념하는 대규모 문학행사를 주관한다. 여기에 이번 총서의 작가를 포함해 10명의 한국문학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영미권에 진출한 한국문학 홍보를 중점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