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강칼럼] 신경통증 치료의 의미■김 찬(아주대병원교수)
인간에게 나타나는 여러가지 질병 중에는 안면마비나 다한증 처럼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 것도 많지만 대부분 병이 진행됨에 따라 어느 시점부터 통증이 따른다. 일반적으로 통증이라고 하면 「해로운 것」으로 단정하기 쉽지만 사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맹장염에 걸렸다고 생각해 보자. 우선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게 되고 진단후 수술을 받음으로써 질병을 치료하게 된다.
이런 경우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자신도 모르게 맹장이 터져 복막염으로 악화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처럼 통증은 신체의 이상을 알리고 경고하는 중요한 방어작용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방어작용을 한 후에도 통증이 남는다면 통증 자체가 하나의 질병이 되어 인간을 괴롭힌다.
통증이 유발되는 원인은 수없이 많다. 신경의 손상이나 압박으로 인한 부종과 염증, 근육의 과도한 긴장, 혈액순환 이상, 자율신경의 불균형, 지속적인 스트레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는 질병은 얼굴에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삼차신경통을 비롯, 안면경련, 안면신경마비(와사), 다한증, 허리나 목디스크, 오십견, 만성두통 등이 있다.
신경통증클리닉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신경에 직접 약물을 투여, 신경과 조직의 부종 및 염증을 없애주고 혈관을 확장,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와함께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교감신경의 평형을 유지시켜 통증의 악순환을 막고 신체를 건강하게 지키도록 도와준다.
사회-경제적 수준의 향상과 함께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 전에는 인내하고 지냈더라도 통증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다시말해 진통제에 의존하는 치료법으로부터 적극 탈피,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통증을 동반한 질환을 치료받길 원하고, 그러한 바램에 부응한 진료분야가 신경통증클리닉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구미·유럽 등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초반부터 신경통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분야로 인식,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전에는 신경(만성) 통증을 치료하면서 약물과 물리요법 등으로 개선이 안될 경우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경통증클리닉이 발달하면서 가능한 수술까지 가지않고 신경치료를 통해 악화를 막고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보존적인 치료법이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바로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경치료를 시도한 후 만족스럽지 못할 때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0331)219-5896
입력시간 2000/06/04 20:14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