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 화장품브랜드 강남에선 '찬밥'

키엘·에스티로더·샤넬등 해외브랜드가 현대·신세계百등 매출 상위권 싹쓸이<br>"국내 브랜드 마케팅 경쟁력 강화 시급"

국내 유명 화장품브랜드들이 서울 강남에서 여전히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압구정·대치동 등 유행1번지 강남지역 백화점의 화장품 매출순위 상위는 모조리 해외 명품브랜드들이 점령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유명브랜드들은 아직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갤러이아 명품관에서 2008년 이후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는 로레알그룹의 '키엘'이다. 키엘은 갤러리아 명품관에 2005년 입점된 이후 줄곧 매출액기준 1위를 지키고 있다. 프랑스 브랜드 '시슬리' 역시 키엘의 뒤를 이어 3년 연속 매출 2위다. 해마다 바뀌지만 주로 SKⅡ, 샤넬, 베네피트, 슈에무라 등이 3~5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대표 명품 브랜드라고 일컫는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설화수'가 론칭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강남 대표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는 입점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08년 이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매출액 톱 1~3위는 시슬리, 샤넬, 에스티로더로 현재까지 이 순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 뒤를 바비브라운, 라프레리, 에스티로더, SKⅡ 등이 번갈아가며 매출액 기준 5위권을 맴돌고 있다. 설화수는 입점은 돼있지만 매출 6위에 그친다. 하지만 이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헤라와 매출을 합쳤을 경우라 따로 분리할 경우 순위는 더욱 떨어진다. 특히 론칭 이후 누적 판매량으로 1,000만개를 돌파해 메가 히트상품으로 불리는 '설화수 윤조에센스(스킨 전 바르는 에센스)'도 현대 압구정점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이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에센스 단일 품목으로 판매 수량 1위는 '보라 에센스'로 유명한 코스메데코르테의 '모이스처 리포솜(40ml)'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매출액 기준 1위는 '키엘'로 '에스티로더'가 그 뒤를 쫓고 있다. 헤라ㆍ설화수는 2007년만해도 매출 2위였지만 신세계 강남점이 매장 볼륨을 키우며 수입화장품을 더욱 확대한 결과 현재 3위권으로 내려간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헤라ㆍ설화수가 강북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본점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브랜들이 강남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해외 브랜드 및 명품 지향적 소비행태와 함께 국내 브랜드들의 뒤쳐지는 마케팅 경쟁력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강남상권을 점령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목표가 무의미하다는 점에서 국내 명품화장품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화장품협회의 한 관계자는 "키엘의 경우 3만~6만원대가 평균 가격대로 주요 수입브랜드들의 절반 이상 가격대인데다 특별한 광고도 없지만 아무도 제품력이 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비싸면 고급이다'라는 인식으로 가격부터 올리고 톱스타를 기용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국내브랜드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