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전에서 탈락한 두산그룹과 프라임그룹ㆍ유진 등은 “최선을 다했으며 공자위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심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중견기업인 프라임그룹과 유진은 초반 열세를 딛고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터라 아쉬움이 더욱 컸다. 비록 탈락의 고배는 마셨지만 두 회사 모두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두 회사가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든 초기만 해도 업계는 “새우가 고래사냥에 나섰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룹의 총 자산규모가 1조원대에 불과한 회사들이 지난해 매출만 5조원대인 국가대표급 건설업체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두 회사가 유력 후보의 자리를 굳혀가면서 “헛꿈 꾸는 것 아니냐”던 편견은 쑥 들어갔다.
무엇보다 대어 사냥에는 실패했어도 인지도 제고라는 부수적 효과는 톡톡히 누렸다. 업계에서 구축한 입지에 비해 일반의 인지도는 무척 낮았지만 이번 인수전을 계기로 투입한 비용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는 게 이들의 자평이다.
프라임그룹의 경우 인지도가 높아지고 시행ㆍ설계 분야의 강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대형 개발사업 프로젝트 제안이 크게 늘었다. 인수전을 치르는 동안에도 고양 한류우드, 파주 수도권북부 내륙화물기지, 칠곡 복합화물터미널 등 굵직한 개발ㆍ건설사업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재벌그룹 경쟁자들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여 목표에 바짝 다가서는 과정에서 내부 임직원들의 자신감이 부쩍 커졌다는 점도 큰 성과다.
이 같은 이유로 시장 전문가들도 이들의 탈락 후유증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준비한 여유자금으로 다른 인수합병(M&A)에 나설 경우 오히려 주가안정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