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개선 기대감에 승승장구하던 유럽펀드가 울상을 짓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로존으로 확대되며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유럽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투자를 권하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유럽 주식형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2.43%로 상반기 플러스 수익률 행진을 마감하고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특히 러시아 펀드는 -9.51%의 수익률로 극도로 부진했고 러시아 경제권에 주로 투자하는 유럽신흥국주식형펀드도 -7.4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 상품 기준으로도 러시아 혹은 동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저조하다. '신한BNPP더드림러시아 자 1[주식](종류A)'의 한 달간 수익률은 -10.92%를 나타냈고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도 -7.01%의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히려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유럽 주식형펀드로 총 3,77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7월에도 31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이달 들어서도 5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될 정도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유럽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럽 주요국가의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사태가 악화되면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와 교류가 많은 독일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며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연구원은 "유럽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미국식 양적완화(QE)가 내년 상반기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럽경제가 더욱 위축되면 시기를 앞당겨 올해 안에 양적완화를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도 "유럽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양적완화를 시행하면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