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이 이달에 내보낼 가계대출 한도를 소진했다. 이에 따라 극히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가계대출이 사실상 중단됐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려 수익을 보전하려 하지만 정작 월말 자금 수요가 몰리고 추석을 앞두고 돈이 필요한 일반 가계와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금융 당국은 이런 점을 감안해 은행에 전세대출과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불가피한 부분은 대출을 열어주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일선 창구에서는 이 같은 지침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 대출 한도가 속속 소진되고 있다. 대출 중단 사태의 한 가운데에 있던 농협은 이미 지난 17일 당국의 가이드 라인인 전달 대비 0.6% 증가선을 넘겼고 신한은행도 25일 현재 64조2,814억원으로 전달보다 4,270억원(0.7%) 증가해 한계선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역시 가계대출 잔액이 60조1,780억원으로 3,540억원(0.6%) 늘어나면서 더 이상 대출을 늘리기가 힘들어졌다. 하나은행 역시 50조5,720억원으로 2,627억원(0.52%)이 늘어나 390억원만 더 대출하면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
은행들은 대출 한도가 소진되자 대출 금리를 이번주부터 속속 올린다.
우리은행은 이번주부터 일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0%포인트 인상한다. 앞서신한은행은 마이너스통장의 대출 금리를 0.50%포인트 올렸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 영업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23일부터 오는 9월13일까지 1조5,000억원 한도 내에서 중소기업 특별금융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한도를 지난해의 두 배인 1조원으로 늘리고 금리도 최고 2.25%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 추석자금 한도를 지난해의 4배 수준인 2조원으로 확대했다.
은행들은 최근 전세난으로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하고 6개월마다 인출되는 아파트 분양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여 극적인 돌파구가 없을 경우 다음달에도 대출 중단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