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비와호 지역 불교미술' 展<br>국립중앙박물관서 20일부터
| 13세기 가마쿠라 시대에 제작된 '귀자모상'은 기독교 문화의 성모자상과 비슷한 구도를 보여주지만 당시 일본 시가현 지역의 고유한 불교미술을 드러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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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의 한가운데 위치한 시가현의 중앙에는 일본 최대의 내륙 호수인 비와호(琵琶湖)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호수의 남쪽으로는 일본 천태종의 발상지인 히에이산이 솟아 있고 이 산을 넘으면 일본의 천년 고도 교토(京都)의 시가지가 보인다. 이 같은 지리적 환경으로 시가현에서는 일찍이 불교문화가 발전했으며 교토ㆍ나라 등 정치적 중심지의 불교문화를 배양하는 문화적 배후지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일부터 '일본 비와호 지역의 불교미술-호수에 비친 극락왕생의 염원'전을 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내년 2월19일까지 진행한다.
일본 문화청이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국제 친선을 도모하고자 해외 순회전 형식으로 기획한 일본 문화재의 해외전시로 2009년 영국, 지난해 태국에 이어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본 문화재들이 전시된 것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해 '일본 미술 명품전'이 열린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시가현 오쓰시(大津市)에 위치한 시가현립비와호문화관의 기탁 소장품을 중심으로 일본의 국보 4점, 중요문화재 31점 등 불교미술품 총 59건 94점이 선보인다.
전시된 가장 오래된 국보는 7세기 아스카 시대에 제작된 스후쿠지 출토 '사리용구'이다. 1031년에 제작된 것이 확인돼 일본 국보로 지정된 엔랴쿠지 소장 '보상화 문양 경전함'은 화려한 불교 공예의 진수를 보여주며, 12세기 그림인 진쇼지 소장의 '화룡(華龍)'과 13세기 가마쿠라 시대의 대표적인 불화인 '육도(六道) 그림' 등 국보는 당시 일본의 불교미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시가현 지역의 독특한 지방색을 느낄 수 있는 중요문화재로 조후쿠지 소장의 '십일면관음입상', 온조지 소장의 '귀자모상' 등을 함께 볼 수 있다.
일본 시가현과 비와호 지역은 한반도에서 전해진 불교 문화가 전해진 곳, 조선통신사가 왕래하던 길인 '조선인가도(朝鮮人街道)'가 위치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우리 문화와도 인연이 깊다. 또 일본 동서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로인 비와호에는 교토의 귀족문화와 지역의 고유 문화가 절묘하게 공존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물관 측은 "시가현의 불교미술품을 통해 일본 문화의 다양성과 동아시아에 전파된 불교문화가 한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수용돼 어떤 차이점을 지니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