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맞이로 백화점이 분주해졌다. 북적이는 인파에 묻혀 여기저기 매장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덧 배도 출출해진다. 이럴 때 쇼핑하다가 식욕을 달래기는 데 가장 ‘만만한’ 곳은 바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이다.
가격대만 만만했지, 북적거리고 먹을 것 없다는 지금까지의 편견은 버리는 것이 좋다. 요즘 백화점 식품매장은 둘러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넘어가는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에, ‘외관’과는 담을 쌌던 이전 모습과는 달리 인테리어도 산뜻하게 꾸며진 경우가 대부분.
특히 포장 음식코너인 테이크아웃 매장은 규모나 내용 면에서 그야말로 ‘먹거리의 보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충실해지고 있다. 백화점 지하에서는 누구라도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본점 지하1층에 국내에서 최대 규모의 식품매장인 ‘롯데푸드코프’를 새로 열었다. 와인 매장까지 포함해 들어선 브랜드는 60개 이상. 입맛 까다로운 사람도 이전의 두 배 가까운 크기로 확대 개장한 스넥 코너는 유리와 천연 대리석과 수목 조경 등으로 꾸며 놓아 야외 테라스 같은 시원한 느낌으로 확 이미지 변신을 했다.
테이크아웃 매장도 두 배 이상 큰 590평으로 늘려 고급스러운 전문매장으로 재단장했다. 치즈케이크로 유명한 일본의 전문 브랜드 ‘티오글라톤’, 국내 궁중음식 명인인 황혜성씨가 운영하는 ‘지미재’ 등 각국의 전문 브랜드부터, 호텔급 고급 요리를 판매하는 매장까지 폭 넓은 선택이 최대 강점.
롯데호텔의 주방장이 제안하는 요리를 판매하는 ‘분더바 한스’와 뷔페식 철판요리 코너인 ‘몽고스칸’, 그리고 ‘웰빙 요리’ 전문 매장으로 랍스터 등 다양한 해산물을 판매하는 ‘그린 씨푸드’와 풀무원이 운영하는 파스타 전문 매장인 ‘엔즐(Nㆍzle)’ 등 입맛따라, 취향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2층은 영화 관람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특히 젊은 소비층에게 인기가 높다. 지하 1층에는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쇼핑도 하면서 간단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테이크 아웃형 음식을 중심으로 80여개 식당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웰빙 샌드위치와 예쁘장한 조각 케이크로 유명한 ‘미고 베이커리’에서는 10여가지의 케이크와 함께 커피와 아이스 홍시 주스 등 각종 음료 등이 미각을 자극한다.
제대로 배를 채우고 싶다면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일마레’가 제격. 스파게티가 담긴 그릇을 빵이 덮은 일마레의 대표 메뉴 ‘스페샬 해산물 스파게티’는 부드러운 맛과 함께 빵으로 만든 뚜껑을 개봉해서 먹는 즐거움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테이크아웃 메뉴를 선보이는 델리존이 강점. 각국의 대표적인 먹거리 400여개를 고급스러운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아, 델리 존 때문에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강남점 델리 존의 특징은 세분화된 전문 코너가 많다는 점. 지난 17일 문을 연 ‘삼순이’는 고소한 호두파이만을 전문으로 내놓는 곳으로, 한 판에 1만8,000원, 이달 말까지는 1만5,000원의 오픈 기념 가격으로 판매한다.
지난달에는 생만두와 생면 전문 코너인 ‘화교자’를 선보였다. 일본에서 가져 온 밀가루와 만두소로 직접 빚어 만드는 생만두는 냉동 만두와 조리 만두를 대신해 백화점 식품 매장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메뉴.
최근에는 특히 몸에 좋은 웰빙 메뉴가 속속 늘어나는 추세. 지난달 말에 오픈한 ‘고메홈 한식 약선요리코너’는 약선요리 연구가인 박희자 교수가 운영하는 매장으로, 9가지 약재 가루와 함께 만든 ‘구선왕도고 흑임자죽’, ‘조구등 메추리 호두초’ 등 이름부터 몸에 좋을 것 같은 생소한 약재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