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

"아이디어-디자인-품질 삼박자 조화… 가구업계 파수꾼 됐죠"



32년간 가구 만들기 '한 우물'… 하단 서랍형 이동식 붙박이장등 국내 가구 산업에 혁신 불러와
OEM 없이 직접 생산만 고집, 품질만큼은 국내 최고 자부… 매주 디자인 개발회의 주도도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에몬스가구 본사. 공장 입구에 들어서면 새 가구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새 집으로 이사를 막 마친 뒤에 오는 설렘 같은 기분이다. 한편에서는 지방의 각 대리점으로 보내는 물건을 싣느라 북새통이다. 1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은 "과거에는 봄ㆍ가을이 피크철이었지만 이제는 1년 내내 꾸준하게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악수를 하는 손이 거칠면서도 두툼했다. 직업을 모르고 인사를 나눴어도 왠지 '가구장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외모에서부터 32년째 가구회사를 이끌어온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김 회장은 요즘 들어 신이 난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에몬스가구의 실적이 매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570억원이던 매출액은 2009년 757억원, 2010년 990억원으로 연간 30%씩 성장했고 올해는 1,100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결을 묻자 김 회장은 단박에 "신뢰"라고 답했다. 그는 "제품에 대한 신뢰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는 다시 서비스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며 "전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주변에서 구입한 지인들의 소개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1회성이 아니라 반복돼야 하며 제대로 된 가치를 소비자한테 어필한다'는 김 회장의 '신뢰론'이 먹혀 들어간 것이다. 특히 김 회장은 "대개 입주할 때 몇 년 만에 새로 가구를 구입하는데 품질에 있어 5년, 10년을 써도 내구성이 유지되게끔 한다"고 강조했다. '가구를 평생 쓰게 되면 회사가 수익을 내겠느냐'는 우문(愚問)을 던지자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그는 "가구는 분위기를 바꾸거나 이사를 할 때 새로 구입하는 편"이라며 "그만큼 견고하게 만든다는 의미"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1979년 목화가구로 회사를 설립한 지 30년이 지났어도 김 회장의 열정은 변함이 없다. 시간만 나면 현장과 전시회를 방문하고 매주 한번씩 디자인 개발회의를 주도한다. 전시장을 방문한 고객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다음 제품의 콘셉트를 잡고 개발회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꺼낼 수 있도록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는 디자인으로 구현되고 이것이 제품화되려면 생산성과 수율이 받쳐줘야 소위 '착한 가격'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직접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여러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전체 300명 직원 중 약 10%가 개발인력이다. 물론 디자이너들이 전문가지만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김 회장의 아이디어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붙박이장의 하단부에 걸레받이 대신 서랍을 만들어 장롱 문을 열지 않고 편리하게 수납할 수 있게 한 것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늘 디자인을 선도하는 에몬스가구는 유사품을 막기 위해 모든 제품을 의장등록한다. 디자인 이야기가 나오자 김 회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가구 디자인은 6개월~1년 단위로 여성 의류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우리나라 가구는 세계에서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상당히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사 디자인이 아니라 새로운 걸 자꾸 추구하다 보니 상도 따라오더라"면서 "물론 품질과 친환경 등의 기능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는 것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에 앞서 디자인 회의에 참석했던 김 회장은 회의를 예정보다 길게 진행했다. 내년 트렌드에 대해 조심스레 물어보니 "경영전략이기 때문에 일급 비밀이지만 한 가지만 팁을 주자면 자연 친화적인 웰빙 트렌드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건강인 만큼 이미 에몬스가구는 친환경으로 제작, 소비자의 건강까지 챙기고 있다. 장롱 전 제품 내부에 참숯볼을 부착했고 천연옥ㆍ천연황토로 마감된 자재를 사용했다. 장롱 문의 경우 강화유리를 사용해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고 내구성이 유지되면서 디자인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천연 소가죽 소파, 천연 대리석 식탁 등 소재에 있어 '친환경 정신'은 김 회장의 고집스런 장인정신을 대표한다. 품질만큼은 김 회장이 자부심을 갖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김 회장은 사무실 옆 공장을 가리키며 "1~2층에 자동화된 라인에서 우리가 직접 제조하니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몬스가구는 타 업체들이 중국으로 몰려갈 때도, 원가절감을 위해 하청생산(OEM)에 나설 때도 국내 직접생산을 고집해왔다. 자재 가공에서 조립ㆍ포장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설비로 이뤄져 250명이 2,500명 이상의 역할을 한다. 이어 그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구는 싸게 만들다 보니 모서리가 날카로워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안전경첩을 사용하고 모서리를 부드럽게 하는 등 안전 품질을 항상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4~5년 전 중국과 동남아 가구업체의 저가공세와 유럽의 수입명품가구 업체의 진출 속에 수많은 가구업체들이 부침을 겪었지만 에몬스가구가 꿋꿋이 파수꾼으로 버텨주고 있는 것도 '아이디어'와 '디자인' 그리고 '품질'에서 나온 것이다. 김 회장이 창업 후 처음으로 만든 '백색장'은 서민들이 많이 사용했던 비닐로 된 '비키니장'과 비싼 가격의 자개장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었고 장롱, 민자 붙박이장, 하단 서랍형 이동식 붙박이장으로 진화되는 동안 김 회장은 항상 한 발 앞서나갔다. 하지만 조만간 세계 1위의 가구업체인 스웨덴의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가구업계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김 회장은 질문을 꺼내기도 전에 이케아에 대한 대비책을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났듯이 2030세대는 생각이 다른데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이케아 제품은 충분히 한국에서도 어필될 수 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러나 가구는 주거문화를 누리는 것이므로 디자인다운 디자인을 갖춘 대중명품(매스티지) 전략으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몬스가구는 올해 우수디자인(GD)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앙뜨와네트' 침실용 가구세트, 99만원대 '착한 가격'의 붙박이장 비앙카, 79만원대 일반 장롱 등 다양한 소비계층에 맞는 제품군을 갖춰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에몬스가구는 창사 30년이 되던 해에 2020년 매출 5,000억원이라는 비전2020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어떤 가구를 만들고 싶은지 물었다. 김 회장은 "가구는 그 시대의 사회흐름에 따라가는데 지금은 문화가 필수"라며 "디자인ㆍ컬러ㆍ품질 등 항상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진재욱 회장은
▦1953년 경남 마산 ▦인하대 경영대학원 졸업 ▦1979년 목화가구 창업 ▦1997년 에몬스가구 대표이사 사장 ▦2010년 에몬스가구 대표이사 회장 ▦인천경영포럼 운영위원 ▦남동공단경영자협의회 부회장(8~9대) ▦인천상공회의소 20대 명예의원 ▦인하대 총동문회 부회장(25대)
가정용가구 첫 국무총리상… 디자인 분야 독보적
■에몬스가구는 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 집무실에는 수많은 상패가 놓여 있다. 지난달에 수상한 우수디자인(GD)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대다수가 디자인 분야에서 받은 것이다. 감성을 의미하는 영문 이모셔널(emotional)과 스타일(style)을 합성해 만들어진 브랜드네임과 같이 에몬스가구는 지난 1979년 설립 이후 30년 이상 국내 가구산업 발전을 이끌어왔다. 에몬스가구의 슬로건은 '표정 있는 가구'다. '디자인은 우리의 삶과 미래를 결정하는 실천철학'이라는 디자인 철학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1999년 ISO 품질경영시스템 인증과 한국산업규격(KS) 인증을 받음으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을 공인받았다. 또한 2010년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2010년ㆍ2011년 우수디자인 GD마크 획득, 2009년 우수디자인 한국디자인진흥원상 수상, 2008년 우수디자인 조달청장상 수상, 핀업디자인공모전(옛 한국산업디자인상) 선정 등 해마다 디자인과 품질에 관한 수상을 빠뜨리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앙뜨와네트' 침실세트가 수상한 GD 국무총리상은 가구 분야에서 디자인의 중요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가정용가구로는 업계 최초다. 앙뜨와네뜨 침실세트는 마리 앙투와네트의 침실인 '거울의 방'을 모티브로 콘셉트를 잡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유리 전면에서 느껴지는 골드 컬러와 후면에서 은은하게 비춰지는 거울 표면의 실루엣 느낌은 우아하면서도 신비롭게 느껴진다. 에몬스가구는 가정용가구 '에몬스'와 수입가구 '에몬스 갤러리', 아파트 특판가구, 사무용가구 '에몬스 오피스', 온라인 전용 가구 '에몬스 홈'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에몬스가구 고객서비스의 강점은 전국 곳곳에 형성된 유통망이다.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200여개의 에몬스 직영점ㆍ대리점은 소비자의 불편과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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