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 약세가 주춤해지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지분을 매도해 달러로 송금하는 역송금 달러 매수 물량도 환율상승을 부추겼다.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은 환율이 안정기에 접어들 경우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외국인투자가들이 대거 주식을 팔고 달러로 바꿔 우리나라를 뜰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왔다.
8일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 오른 1,058원90전에 마감됐다. 올들어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이날 도쿄시장에서 엔ㆍ달러가 103엔대를 회복하는 등 달러 약세가 주춤해진데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하락이 과도했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NDF역외시장과 국내기업, 국내증시에 투자한 외국인투자가 등이 그동안의 일방적인 ‘달러 팔자’에서 ‘달러 사자’로 돌아섰다. 이날 외환당국의 개입 달러 매수는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일 하나은행 차장은 “역외 (달러) 매수가 많았고 기업들의 매수물량도 있었다”며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 성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 과장은 “지난 11월22일부터 외국인들이 13일 연속 주식을 팔고 있다”며 “환율에서 이미 10% 이상 이익을 봤기 때문에 연말을 앞두고 이익을 실현하려는 세력도 있고 일부는 국내에 주식을 보유하더라도 향후 주식을 팔고 나갈 것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사두려는 헤지 물량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 과장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하락이 과도한 측면이 있었던 만큼 글로벌 달러 움직임에 따라 추가 반등 여지가 있다”며 “외국인투자가들의 움직임과 국내 수급여건을 볼 때 환율이 단기적으로나마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