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담뱃값 오르자 '은단'이 돌아왔다

순은 등 성분, 입안 상쾌함 유지

흡연 욕구 감소시키는 효과 커

마트 등 10월부터 매출 20%↑

담뱃값 인상을 불과 이틀 앞둔 30일 오후 서울시내 한 편의점의 담배 판매대 앞에 가격변동 안내문이 놓여 있다. 담뱃값은 새해 1월1일부터 한 갑당 2,000원이 인상된다. /=연합뉴스

직장인 김정식(39·가명)씨는 최근 금연을 결심하고 인근 약국에서 은단을 구입했다. 내년부터 담뱃값이 오른다기에 금연을 고려하고 있던 차에 아빠한테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뽀뽀를 거부하는 여섯 살 딸아이의 투정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씨는 "새해 첫날부터 담배를 끊을 것"이라며 "금연경험이 있는 직장 상사들이 효율적인 금연보조용품으로 은단을 추천해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입냄새 제거 목적으로 중년층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다가 잊혀져가고 있던 은단이 최근 담뱃값 인상으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약국과 마트에서 은단 판매가 급증하는가 하면 드라마에서 금연을 결심한 주인공이 은단을 먹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은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30일 약국과 마트·편의점 등에 은단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고려은단 측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 10월 이후부터 한달 평균 판매량이 20%가량 급증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12월 들어 은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가량 증가하는 등 은단을 찾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1946년 고려은단 창립 당시부터 판매됐던 은단의 최근 매출액은 한해 40억원대(200만개)로 수년간 정체상태였으나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대폭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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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은단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은단의 경우 금연인구가 늘어나는 1월에 매출이 반짝 증가하는데 올해의 경우 담뱃값 인상이 확정되면서 일찌감치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이 많아져 하반기부터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은단 애호가들은 약국에서 주로 구입하고 은단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주로 편의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구입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형마트 등으로부터 기획용으로 묶음제품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금연열풍이 이어지는 연초에는 매출이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의약외품인 은단의 주 효능효과는 입안의 청량감과 입냄새 제거로 금연보조제는 아니다. 그러나 금연자들에게 은단이 사랑 받는 것은 몸에 좋은 한약재로 만들어져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입안의 상쾌함을 오랫동안 유지시켜 흡연 욕구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단은 99.99%의 순은과 감초·건강 등의 한약재 성분으로 이뤄졌으며 천천히 녹여 먹을 경우 10분 이상 성분이 입안에 남아 있게 된다.

성북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은단을 금연패치 등의 다른 금연상품과 함께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해뒀다"며 "전통적으로 은단을 선호하는 중년층 외에도 금연을 결심하고 금연보조제를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 젊은 층도 은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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