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형제의 난' 새국면… 경영공백 우려도

■ 박용성 두산회장 사임<br>경영권 안갯속…박정원 부회장 부상 가능성<br>신규사업 표류·경영전략 차질 불가피 할듯<br>"지배구조 개선등 고강도 구조조정작업 착수"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의 동반사퇴로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두산가 ‘형제의 난’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두산은 일단 사장단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면서 지주회사 전환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개혁방안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한시적 조직인 비상경영위에 얼마나 힘이 실릴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신규사업의 표류, 경영전략 불확실 등의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형제의 난’ 새 국면 맞을 듯=그룹 경영의 전권을 행사해온 박 회장과 그룹의 경영전략을 총괄해온 박 부회장이 동반 퇴진함에 따라 용성ㆍ용만 두 형제의 그룹 내 영향력이 급속히 위축될 전망이다. 박 회장은 국내 직함을 모두 내놓데다 검찰 수사결과도 매듭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운신의 폭이 크게 위축됐다. 박 부회장 역시 자신이 맡고 있는 계열사를 챙기는 정도로 역할이 축소되고 그룹의 총괄은 당분간 비상운영위가 맡게 된다. 향후 복귀 가능성도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안개 속에 빠져들게 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분쟁에 깊숙이 발을 담근 용오ㆍ용성ㆍ용만 모두 큰 상처를 받은 만큼 이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급부상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이 경우 4세들을 중심으로 그룹이 핵분열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당장 4세 경영이 앞당겨지거나 그룹이 분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두산가 주변의 해석이다. 두산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비상운영위에서는 분가나 4세 경영체제 구축 등은 전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동소유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4세들이 각자 경영능력에 맞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규사업 표류 등 경영차질=박 회장 사퇴 쇼크로 두산그룹은 내년 경영구상은 물론 신규사업 운영 등에 적지않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두산은 특히 창립 109년을 맞아 올해 하반기 두산웨이 등 대대적인 그룹 이미지 전환작업에 착수, 그룹의 면모를 일신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전혀 손조차 댈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내년 초 예정돼 있는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들의 해외 기업설명회(IR) 계획도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듯하다. 두산그룹 고위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태 때문에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이나 단기 경영목표 설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두산웨이 선포 등도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 등 개혁 박차=두산은 일단 비상체제 아래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핵심목표로 강도 높은 개혁에 착수할 계획이다. 두산은 이번과 같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도 지배구조 개선안의 핵심내용”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특히 비상경영위를 중심으로 투명성 강화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와 관련, 두산은 SK그룹이 도입했던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와 함께 외부인사의 이사회 참여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고위관계자는 “사장단 중심의 비상경영위가 투명경영을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할 것”이라며 “과거 비슷한 경험을 한 SK그룹의 개선된 지배구조를 많이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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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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