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소설가로 국내에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네 편이 한꺼번에 출간됐다. ‘졸업’, ‘잠자는 숲’,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등 모두 가가 형사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리즈물이다. 이미 ‘악의’, ‘붉은 손가락’ 등의 소설을 통해 소개됐던 매력적인 캐릭터 가가 형사의 젊은 시절과 활약상이 그려진다. ‘설월화 살인 게임’이라는 부제의 ‘졸업’은 가가 형사가 처음으로 등장한 작품으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데뷔 이듬해인 1986년 발표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면서 검도부원인 가가 교이치로가 대학생 신분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간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가가는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가면서 사건 해결에 대한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게 된다. 후속편인 ‘잠자는 숲’에서 가가는 형사로 변신해 도쿄 유명 발레단에서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한다. 한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이 깔려있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가장 로맨틱한 소설로 꼽히기도 한다. 이와 함께 사랑하는 여동생의 복수를 위해 증거까지 은폐하는 현직 경찰과 그를 막는 가가 형사의 대결을 그린 ‘둘 중 누군가…’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독살된 베스트셀러 작가에 얽힌 사건을 풀어나가는 ‘내가…’는 작품 속에서 끝까지 범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 독자들을 추리에 적극적으로 동참시키는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출간 당시 출판사에 범인이 누구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고 하는데, 이번 번역본에는 미스터리소설 평론가인 니시가미 신타의 ‘추리 해설서’가 봉인돼 있어 독자들의 관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