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탁구선수권결산.. 중국 벽 실감..가능성 발견

한국 탁구가 제48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독주를 막아내지 못했지만 세대교체 진통 속에 나름대로 선전, 재도약을 향한 한가닥 희망을 발견했다. 한국은 6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이번 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대들보' 오상은(KT&G)이 세계 1위 왕리친(중국)의 벽에 막혀 아쉬운 동메달로 간신히 `노메달' 수모를 면했다. 지난 93년 예테보리 대회 때 현정화 여자 대표팀 코치가 단식 세계 정상에 오르고 2003년 파리 대회에서 주세혁이 남자단식 준우승 신화를 이루는 등 세계선수권에서 꾸준하게 성적을 냈던 것에 비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것. 이는 중국이 안방에서 남녀 세계 최강자 왕리친과 장이닝이 나란히 2관왕에 오르며 5개 종목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집안잔치'로 지난 2001년 오사카 대회 이후4년 만에 전관왕 탈환에 성공한 것과 대조를 이뤄 한국의 그림자를 짙게 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8월 2004아테네올림픽 때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남녀 `간판'유승민(삼성생명)과 김경아(대한항공)의 동반 부진이 아쉬웠다.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왕하오를 물리치고 단식 금메달쾌거를 이뤘던 유승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또 한번 단식 `64강 징크스'에 울었다. 세계선수권에 데뷔했던 `97년 맨체스터 대회 1회전(128강) 탈락에 이어 2003년파리 대회까지 4차례 모두 2회전(64강) 관문을 넘지 못했던 세계 6위 유승민은 `복병' 대니 하이스터(네덜란드.세계 50위)에게 덜미를 잡혀 64강에서 고배를 마신 것. 유승민은 또 새롭게 호흡을 맞춘 이정우(농심삼다수)와 나선 복식과 김혜현(대한항공)과 콤비를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각각 8강과 32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비수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김경아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세계 10위 김경아는 단식 32강에서 홍콩의 송아심(세계 20위)에게 2-4로 무릎을꿇었고 김숭실(KRA), 이진권(중원고)과 각각 콤비를 이룬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도 16강, 32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반면 유승민과 김경아의 부진에도 `맏형' 오상은의 활약이 빛났다. 세계 25위 오상은은 단식 16강 상대였던 올해 유럽선수권 챔피언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세계 4위)에 상대전적 3전전패의 열세를 딛고 4-3으로 누른 뒤 8강에서도 피터 칼슨(스웨덴.세계 22위)을 제물삼아 4강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 남자 출전 사상 4강행은 지난 91년 지바 대회 김택수의 동메달과 2003년파리 대회 때 주세혁의 준우승에 이은 역대 3번째. 왕리친의 벽에 1-4로 막혀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유승민과 대표 선발전 불참으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한 `수비탁구의 달인' 주세혁의 공백을 잘 메웠다. 또 신예들도 `녹색테이블 반란'을 주도하며 한국 탁구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18세의 `겁없는 고교생' 이진권은 세계선수권 데뷔 무대에서 1회전(128강)에 만난 세계 33위의 베테랑 파트릭 쉴라(프랑스)를 4-3으로 꺾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또 세계 52위의 여자 `기대주' 문현정(삼성생명) 역시 32강에서 대회 4연패를노리던 세계 2위의 옛 `탁구여왕' 왕난(중국)을 4-3으로 꺾는 `녹색테이블의 기적'을 이루며 중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김경아와 전혜경을 제외하곤 4명이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할 정도로 급격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 여자탁구로선 중국 격파에 자신감을 얻은 것. 한달 여의 짧은 훈련 기간과 국제대회 경험 부족의 악조건을 딛고 일군 수확이라서 의미가 더욱 크다. 북한 역시 아테네올림픽 단식 은메달리스트인 여자 간판 김향미가 단식 16강에서 성사된 세계 1위 장이닝(중국)과의 리턴매치에서 0-4로 완패, 노메달의 초라한성적표를 받았으나 안철영과 김정 등 20대 초반의 뉴페이스들이 1회전 관문을 통과는 등 매운 맛을 보여 세대교체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40세의 `백전노장' 얀 오베 발트너(스웨덴)가 사실상 세계선수권 은퇴를선언한 가운데 우승 후보였던 티모 볼(독일.세계 5위)과 삼소노프 등이 기대 이하의성적표를 받아 하강국면에 접어든 유럽탁구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상하이=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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