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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해남프로젝트도 발목 우려
입력2005.02.04 17:48:18
수정
2005.02.04 17:48:18
환경갈등에 대형국책사업 '표류'<br>'유보·중단사업' 원전센터건립등 10건 넘어<br>정부 "환경영향평가 사전실시" 원론적 답변만<br>수십만명 일자리창출도 차질 성장률도 '빨간불'
| 4일 서울 서초구 행정법원 앞에서 새만금 간척공사 지속을 요구하는 부안군 주민과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홍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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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철도 천성산터널 공사중단을 요구하며 100일간 단식했던 지율 스님의 건강에 관해 법율 스님이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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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해남프로젝트도 발목 우려
환경갈등에 대형국책사업 '표류''유보·중단사업' 원전센터건립등 10건 넘어정부 "환경영향평가 사전실시" 원론적 답변만수십만명 일자리창출도 차질 성장률도 '빨간불'
4일 서울 서초구 행정법원 앞에서 새만금 간척공사 지속을 요구하는 부안군 주민과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홍인기기자
고속철도 천성산터널 공사중단을 요구하며 100일간 단식했던 지율 스님의 건강에 관해 법율 스님이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연초에 경기를 부양하고 건설경기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올해 대형 국책사업에 총 5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한달 만에 대형 국책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갈등이 심화되면서 실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율 스님의 단심으로 경부고속철 천성산터널 공사가 다시 질척거리게 된데다 새만금개발사업도 장기표류 속에서 ‘사업 취소ㆍ변경’이라는 법원의 판결까지 나오면서 이들 사업의 장래는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국면에 빠져들게 됐다. ‘개발과 환경’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가치 속에서 이처럼 대형 사업들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자족형 기업도시 건설과 해남권 J프로젝트 등 정부가 계획 중인 여타 대규모 건설사업도 환경단체의 반대논리에 밀려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이와 관련, “전략적 환경영향평가를 사전에 실시하겠다”며 극히 원론적 답변에 머물렀다. 이는 경제논리만으로 풀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수십만명에 이르는 신규 고용창출에도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한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회적 마찰을 우려해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셈이다.
정부부처들에 따르면 이 같은 현실들 속에서 ‘중단’과 ‘유보’ ‘추가 논의’ 등 질척거리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들만 10개를 넘고 있다. 새만금과 천성산 문제뿐 아니라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설립, 새 원자력발전소 건립 등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원전센터를 짓기 위해 지난 86년 경북 영덕을 시작으로 전북 부안까지 줄줄이 후보지로 내세웠지만 주민반발에 막혀 20년째인 지금까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신청절차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공사에 들어가려던 신고리 1ㆍ2호기와 신월성 1ㆍ2호기의 건립문제도 신고리 1호기만 공사 허가가 나왔을 뿐 제자리걸음이다. 정부는 앞으로 10개 정도 건설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건립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신磁??신월성 두곳에서만 10조원에 가까운 돈이 공중에 떠 있는 실정이다.
한국전력의 배전사업 분할계획도 마찬가지다. 전면 유보된 상황이다. 미래의 전략사업에 대한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물거품이 됐다. 공기업의 민영화에 암운만 드리운 결과를 초래했다.
이밖에 한국형 다목적헬기(KMH)사업과 서해와 행주대교를 잇는 경인운하사업, 총 저수용량 3억1,100만㎥의 한탄강댐 건설사업 등도 게걸음만 지속하고 있다.
심지어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목적으로 추진됐던 한국투자공사(KIC) 설립건은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지 않아 올 상반기 중 설립이 불투명해졌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종합투자계획만으로 올해 건설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은 힘들며 궁극적으로 대규모 국책사업들의 신속한 진행이 시급하다”며 “지금처럼 질척거릴 경우 성장률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입력시간 : 2005-02-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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