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상품도 로열티 낸다

옷 같은 물품뿐 아니라 은행에서 파는 금융상품도 외국에 로열티를 물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지수연계예금(ELD)과 지수연계증권(ELS) 등 일반 예금에 파생상품 계약이 결합된 파생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이들의 상당수는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수수료를 물고 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공학 수준이 아직 금융 선진국에 비해 낙후돼 있어 복잡하기 이를 데없는 파생금융상품을 적절한 리스크 관리하에 자체 설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은행들은 외국 금융기관에 내야 할 수수료까지 마진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파생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밖에 없고 국내 고객은 이처럼 덧붙는 '유통마진' 때문에 수익의 일정부분을 손해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내 증권사가 판매하고 있는 파생금융상품의 경우 은행보다 많은 '유통단계'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고객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더욱 많은 실정이다. 이는 증권사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외국 파생금융상품을 도입할 때 다른 금융기관을 함께 개입시켜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파생상품팀 관계자는 "주식, 이자율 옵션, 스왑, FX옵션 등이 결합돼 있는비정형 파생금융상품의 경우는 대부분 수수료를 주고 외국 금융기관의 상품 설계를차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 금융기관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는50∼100bp 즉, 10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면 1억원 정도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알려졌다. 도입 방식은 국내 은행이 외국 금융기관 파생상품을 그대로 들여와 판매하고 판매수수료만 챙기는 경우와 파생금융상품의 핵심구조를 외국 금융기관 것을 차용하면서 로열티 격인 수수료를 지불하는 경우 두가지다. 국내 파생금융상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외국 금융기관에 유출되는 수수료 규모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기관이 서둘러 자체 설계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