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감원없이 임원임금 15% 삭감

◎과장급이상은 10%… 제반경비도 50% 줄이기로주요기업들의 잇따른 대량감원으로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그룹은 3일 인력을 감축하지 않는 대신 임원 임금 15%, 과장급이상 간부직원 임금 10%를 삭감하기로 했다. 대우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인력감원대신 임금삭감 등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면서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이 재계의 새로운 위기타개책 및 대량해고사태의 돌파구로 확산될 전망이다. 대우는 이날 상오 김우중회장 주재로 긴급회장·사장단회의를 열어 이같은 경제난타개방안을 확정, 추진키로 했다. 대우는 또 제반경비를 50% 축소하고 노조와 협의를 거쳐 전사업장에서 「1시간 일더하기」 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대우는 이와 함께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위해선 수출을 늘리는 길밖에 없다고 보고 내년도 수출목표를 올해보다 15% 늘어난 1백70억달러로 책정, 해외마케팅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국프랜지는 지난 1일 당초 30%의 인력감축계획을 폐지하는 대신 전사원이 1인당 보름간의 의무휴가를 가는 순환식 「보름휴가제」를 도입, 시행에 들어갔다. 이 제도로 한국프랜지는 직원당 평균 30%의 임금을 삭감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이용택 기자> ◎해설/새로운 위기타개책 재계에 제시/감원불안따른 근로의욕저하 해소 대우그룹이 3일 발표한 「감원없는 경제위기 타개책」은 대량감원으로 고용불안이 야기되고 있는 재계에 새로운 위기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임원뿐 아니라 과장급 이상 간부들의 급여도 삭감키로 하는 고통분담 정책으로 고용안정에 촛점을 맞춰 감원불안에 따른 근무의욕 저하 등 대량해고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우가 이날 김우중 회장 주재로 회장·사장단회의를 갖고 결정한 타개책 가운데 과장급 이상 임금삭감과 1시간 일더하기 운동 등은 노조와의 협의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현재의 경제상황에 비춰 별다른 어려움없이 노조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의 이번 결정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감원을 불가피한 대세로 생각해 온 기업들의 고용정책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재계는 경기침체와 IMF 구제금융 체제에 따라 감량경영이 불가피하며, 이에따른 임원 및 관리직·생산직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펴왔다. 정리해고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선 것은 감원의 현실화에 대한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대우가 내놓은 방안은 대량감원 대신 임금삭감을 통한 고통분담이란 점에서 관심을 갖고 연구해볼 만한 내용이다. 특히 대량실업에 따른 기업분위기의 경직과 사회적 문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임직원간의 동질성강화 등 여러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고통분담을 통한 위기타개책에서 임금삭감과 함께 관심을 끄는 하나가 의무휴가제. 한국프랜지는 노사합의로 30%의 인력감원계획을 폐지하는 대신 전직원이 보름씩 의무휴가를 갖는 제도를 도입,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프랜지는 이 제도로 평균 30%의 임금삭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대우의 이번 조치는 지난 93년 독일 폭스바겐사의 위기타개책이 성공을 거둔 것과 견주어 국내 업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시 폭스바겐은 대량감원 대신 한시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했다. 고용을 보장하는 이 조치로 폭스바겐은 임금을 종전보다 20% 줄이는 효과를 거두면서 재기에 성공했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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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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