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밀가루」 소위 구성 여야 설전/국회 통일외무위

◎야,12가지 의혹 제기 “대북정책 이중성” 공세/여 “이미 사실무근 해명… 진상소위 비생산적”26일 국회 통일외무위에서 정부의 대북밀가루지원 의혹설에 대한 진상소위구성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 「밀가루파문」은 계속 종반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정시간인 상오 11시보다 약 25분 늦게 개의된 통일외무위는 자민련 이동복 의원이 밀가루파동 전모를 설명하자마자 여당측의 바람막이와 야당측의 대정부 성토가 잇따랐다. 먼저 야당측 설명에 나선 자민련 이의원이 자신과 국민회의 정동영 의원 앞으로 수신된 모 시사주간지 발신의 표지설명과 전문을 들어보이며 북한에 5천만톤의 밀가루를 제공했다는 금강산개발 고위관계자의 확인여부 등 12가지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번져 나갔다. 이에 신한국당 이신범 의원이 1차적으로 방패막이에 나섰다. 이의원은 『지난번 예결위 때 김광일 청와대비서실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한데다가 송장 등 서류도 없이 진상소위를 구성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전제, 『야당측이 진상소위구성문제를 예산안과 연계시키려고 하는 것은 구태의연할 뿐더러 의혹만으로 진상조사소위를 구성하면 한이 없다』고 서둘러 진화했다. 여기에 신한국당 소속인 박관용 위원장은 한 수 더 떴다. 박위원장은 『자민련 이의원의 설명을 듣고나니 오늘에서야 이 사건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며 운을 뗀 뒤 『야당측이 주간지기사만 믿지말고 이에대한 물증을 제시해야 소위를 구성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니냐』고 사건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에 정치학 교수출신인 국민회의 양성철의원은 밀가루제공의 사실 진상확인과 이를 막기위한 보도통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 뒤 『김영삼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신뢰성과 현정부 대북정책의 이중성에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한 뒤 『또 시행시기가 총선시즌인 4월이라는 점은 중대한 의혹이 있는만큼 철저한 사실규명이 필수적』이라고 박위원장의 발언에 강력 반발했다. 양의원과 자민련 이건개 의원 등은 신한국당 이의원의 소위구성 무용론에 대해 『이 사안은 국정 최고통치자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중요한 의혹사건인 만큼 헌법독립기관인 국회가 다루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이의원의 주장을 묵살하고 진상소위 구성문제 등 제반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에 진행자인 박위원장은 2차 반격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진화에 나섰다. 박위원장은 우선 밀가루를 제공했다는 잘못된 가설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전제, 『모주간지 기사의 사실여부를 따지는 것은 국회의 본능을 무시한 것이며 밀가루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당사자(청와대 김실장을 지칭)의 답변이 있었는데 누가 제공했느냐고 따지는 것은 주간지에 물어볼 일』이라며 야당의 반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여기에 이만섭 의원(신한국)이 『총무회담에서 이 문제를 통외위로 넘겼는데 그냥 우리 상임위에서 알아보라는 것인지 아니면 철저한 조사를 원했는지 총무단에게 알아보라』고 제안하자 박위원장은 『각당 총무들의 입장이 좀 다른 만큼 총무들이 접촉한 후에 다시 개회하자』고 산회를 선포하면서 1시간에 걸친 여야간 힘겨루기는 결론없이 끝났다.<양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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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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