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10일] 후순위채권의 한계

[기자의 눈/6월 10일] 후순위채권의 한계 금융부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저축은행들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후순위채권은 채권발행 기업이 파산했을 때 원리금을 나중에 받을 수 있는 채권. 이처럼 채무변제 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이런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금리를 높여주는 것이다.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은 연 8.5~9%에 달하는 높은 금리로 투자자들의 인기를 모았었다. 경쟁률이 2대1이 넘는 경우도 많았고 지난해의 경우 후순위채권 평균 경쟁률은 약 1.7대1에 달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을 바라보는 눈길이 예전만 못하다. 솔로몬상호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최근 각각 200억ㆍ1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이들은 모두 연 8.5%의 금리를 제시했다. 하지만 경쟁률은 과거보다 떨어졌다. 솔로몬은 1.07대1, 현대스위스가 1.2대1 정도에 불과했다. 이처럼 저축은행 후순위채권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부동산 관련 대출부실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채 시장 자체가 침체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금융계 일부에서는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이 계속 이어질 경우 발행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저축은행들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해도 시장에서 거들떠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저축은행들이 후순위채권으로 손쉽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전략은 앞으로는 제대로 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해야 할 시점인 셈이다. 저축은행들은 지금까지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후순위채권에 의존해왔다. 저축은행들도 이제 ‘정공법’을 쓸 때가 됐다. 여러 차례 나온 얘기지만 후순위채권은 자본이 아닌 부채로 금리가 높기 때문에 저축은행에 부담이 된다. 저축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어떻게 해나갈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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