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라크 2달간 국가비상사태 선포

쿠르드 지역 제외… 저항세력 곳곳서 유혈사태

이라크 정부는 7일 쿠르드 지역을 제외한 이라크 전역에 6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조치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 알 카에다의 테러 경고,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의 와병 등으로 중동 정세가 극도로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라크 내에서도 저항세력의 테러와 미군 및 이라크 방위군의 공습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 임시정부는 총선이 불과 2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라크 안팎의 정국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향후 이라크 재건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상사태 선포라는 ‘충격 요법’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리의 비상사태 선포 권한은 지난 7월 제정된 이라크 국가안보법에 근거한 것으로 총리는 해당 지역에 통행금지, 교통봉쇄, 집회ㆍ결사 금지, 자산 동결, 군사작전 수행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라크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우선적으로 노리고 있는 것은 수니파 중심지 팔루자에 모여 있는 저항세력 소탕하는 것이다. 타히르 하산 알 나키브 대변인은 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팔루자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장애는 제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은 이날 전투기를 동원해 팔루자에 공습을 감행하는 한편 1만여명의 지상병력을 집중시켜 대대적인 지상전 준비를 완료했다. 미군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얄라위 총리의 공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항세력의 반발 움직임도 거세다. 7일 바그다드에서는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재무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폭탄공격이 발생, 경호원 등 2명이 사망했으나 마흐디 재무장관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부 사마라와 알 안바르 주 등지에서도 이날 저항세력들의 무장공격이 잇따라 미국인 20여명을 포함해 9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또 알 안바르 주에서는 이날 수십명의 무장괴한이 바그다드 서쪽의 하디타의 경찰서를 습격해 경찰관 21명을 처형 형식으로 사살했다. 앞서 남부 시아파 근거지인 쿠파에서도 보안군 호송차를 겨냥한 차량 폭파 사건이 발생해 알 쿠피 보안군 사령관이 사망했다. 또 이라크 방위군 12명이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32㎞ 떨어진 라티피야에서 경찰복장을 한 무장세력에 납치된 뒤 살해됐다. 이처럼 이라크 사태가 악화됨으로써 국제유가가 또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유가는 사우디 등 산유국들이 안정적인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에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해소되면서 서부텍스산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라크 사태 여하에 따라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국제석유딜러들은 전망했다. 한편 중동지역 불안의 또 다른 진원지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아라파트 수반은 간기능 정지상태에 빠졌으며 상태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파트의 와병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권력공백 상태가 2주째로 접어들면서 후계자 그룹 간의 권력투쟁 등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최원정 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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