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드는 관광객이 동강을 살렸다?」「관광객이 동강을 죽인다?」지난 3월 KBS 창사기념 특집다큐「동강」으로 천혜의 비경과 침범당하지 않은 자연 생태계가 소개된 동강은 이제 인기 관광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프로로 확산된 환경보호의식은 영월댐건설 반대여론을 조성, 동강살리기에 기여했지만 관광객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KBS 1TV 「환경스페셜」은 30일 오후 10시15분 동강의 비경이 소개된지 3개월만에 동강의 「상처」를 보여주는 「동강-그후」를 방송한다. 이 프로는 수많은 사람이 동강을 찾게되면서 이 지역 자연환경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동강」편의 촬영시점인 지난해와 비교해보는 6월 현재 시점에서의 동강 상태에 관한 보고서다.
제작진은 래프팅으로 동강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온다.
세계최초로 산란탑을 쌓고 알을 낳는 어름치의 생태를 보여줬던 바로 그 장소 「어라연」. 지금의 「어라연」에는 산란탑이 파괴되고 피라미만 살고 있다. 연일 래프팅 행렬이 줄을 잇는 명소가 됐다.
강가의 모래 퇴적층인 자갈톱 곳곳에는 고기를 구워먹은듯 불을 피운 흔적이 남아있다. 흰목물떼새가 알을 낳던 자갈밭에는 관광객이 몰고온 승용차들이 서 있다.
흰목물떼새는 어디로 갔을까.
래프팅 못지않게 낚시도 성행한다. 아예 그물을 던지기도 한다. 지금은 피라미의 산란철. 산란철에는 물고기를 남획하지 말아야 하는데 비닐봉지 속에 잡힌 피라미의 몸에서 알이 줄줄 흐른다.
물까마귀는 몰려드는 인파를 예측하지 못한 채 어라연 인근 상선암에 둥지를 틀고 말았다. 다슬기를 인간의 손에 뺏겨 먹이가 점점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미가 물어다 준 먹이를 먹으려고 경쟁을 벌이다가 새끼 3마리중 하나가 먼저 둥지에서 떨어져 죽고 다음날 한 마리가 또 떨어졌다. 어미는 남은 새끼를 데리고 새 둥지로 날아갔다.
동강은 어디로 가야 하나. 그 방향은 일본 시만토강의 사례에서 찾는다. 민간주도의 「청류보존운동」은 시만토강에 대한 사람의 접근을 막지 않되 쌀을 씻어서 가져오게 하는 등 환경파괴를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원도도 25일 동강보전대책의 하나로 상수원보호구역내 래프팅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수질오염, 취사행위 등을 강력히 단속키로 했다.
동강살리기의 열쇠는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게 이 프로의 메시지다.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