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중동·인도 진출하려면 전쟁사 꿰뚫어라

■전쟁영웅들의 이야기-고대 중서아시아편(김충영 지음, 두남 펴냄)


중동과 인도, 발칸반도와 중앙아시아. 자원의 보고이자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지역이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은 건설 부분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더딘 곳이다. 정보도 많지 않다. 역사나 문화 등에 대한 관련 서적도 유럽과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는 이 지역에 진출을 원하는 비즈니스맨이나 연구자들이 눈여겨볼만한 책이 나왔다. ‘전쟁영웅들의 이야기-고대 중서아시아편’이 바로 그 것. 진출 희망국의 전쟁사를 꿰뚫고 있다면 상담 성공률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동아시아나 유럽보다 문화가 앞섰을 뿐 아니라 동서양이 교류하는 중간에 위치했기에 전쟁이 그치지 않았던 이 지역에서 일어난 39개의 전투를 내용으로 담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징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전투를 다뤘다는 점이다. 최초의 전투 기록과 평화협정을 남긴 전투로 알려진 기원전 17세기의 메기도∙카데시 전투를 비롯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에 걸친 최초의 제국인 페르시아를 등장시킨 키루세 2세의 정복 활동, 찬란했던 이슬람 문화를 한순간에 파괴한 몽골에 의한 바그다드 점령까지 하나 하나의 전투 장면이 새롭다. 고구려 유민 출신으로 당나라의 장군으로 출세한 고선지와 이슬람군이 맞선 결과 종이 제작기술이 서역으로 전파된 달레스 전투(751년)와 민족간 불화가 그치지 않는 발칸반도의 분열을 심은 1ㆍ2차 코소보 전투(1389ㆍ1448년), 이슬람에 대한 유럽의 우위를 확립한 몰타 포위전(1565년)과 레판토 해전(1571년) 등에서는 전쟁을 통한 역사의 변곡 순간을 엿볼 수 있다.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전투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국방대학교 교수를 지낸 저자 김충영 씨는 집필을 위해 주요 전투 장소를 직접 답사, 현장감을 더했다. 앞서 발간된 고대 동양편(1997년)과 고대 서양편(2005년)을 같이 읽는다면 고대 전쟁사에 통달할 수도 있다. 크라운판에 실린 도표와 화보가 눈에 시원스레 들어온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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