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승기] 포르쉐 911 카레라

연간 5만대 정도 생산되는 포르쉐911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 꽤 인기 있는 모델이 `포르쉐911 카레라 카브리올레`다. 시승한 차는 2002년형. 전통 스포츠카답게 내부 인테리어에서는 소박함이 풍긴다. 앞 좌석에 앉으면 렉서스 SC430이나 BMW Z 시리즈에 비해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911 카레라는 2002년형으로 변신하면서 2001년 모델보다 엔진 배기량을 200cc 더 높였다. 출력도 20마력 올려 3,600cc의 6기통에 32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초고속 상태에서 안정성을 높인 게 2002년 모델의 설계 특징. 시속 150km 이상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은 포르쉐911 카레라의 가장 큰 매력이다. 코너를 돌 때 느끼는 안정감은 다른 스포츠카에서 찾기 쉽지않다. 이 차를 얘기할 때 `완벽한 핸들링과 절묘한 코너링`을 가장 먼저 꼽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페달을 밟을수록 바닥에 더 달라 붙는 느낌이 든다. 가끔씩 페달을 밟았다 뗐다 할 때 뒤에서 들려 오는 저음의 부르릉하는 소리는 운전자를 매혹시킨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시속 280km이지만 포르쉐를 소유한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최고속도에 집착하지 않는다. 차를 아끼기 때문에 최고의 스포츠카라는 명성을 확인하려고 굳이 곡예 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참을성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안정감 속에 거침없이 내달리게 해주는 포르쉐911 카레라의 힘은 운전자를 끊임없이 유혹한다. 요즘 나오는 포르쉐는 일반인이 다루기 쉽게 설계돼 과거의 엄격한 스포츠카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다소 실망스럽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명차의 운전대를 쉽게 잡아 볼 수 있게 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에 시승한 포르쉐911 카레라 카브리올레의 경우 브레이크 감각이 조금 떨어졌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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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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