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7일] 원자재값 급락, 물가안정으로 이어져야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한 글로벌 경제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무엇보다 물가상승 압력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의 원인이 미국경제를 비롯한 세계경제 둔화 때문이라는 점에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고심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가 어제 금리를 동결한 것도 경기침체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오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국제 원자재 시세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 둔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요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는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석달 만에 배럴당 120달러 밑으로 하락했지만 100달러선에서 하향 안정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금ㆍ알루미늄ㆍ니켈ㆍ납 등 금속과 콩ㆍ설탕ㆍ코코아 등 곡물 가격도 속락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는 추가 하락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이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이 국내 제품 가격 하락과 물가안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그제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어 국제시세가 내렸는데도 여전히 값을 올려 받고 있는 업계의 적극적인 가격인하를 촉구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재빠르게 올리면서도 내릴 때는 미적거리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의식 전환이 요구된다. 당국은 필요할 경우 매점매석과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세무조사와 같은 강도 높은 제재도 불가피하다고 본다. 물가안정에 주력했던 정책방향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제 원자재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둔화되고 경기하강 우려는 더 커졌다.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성장활력을 북돋울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는 금리인상에 특히 신중해야 한다. 상반기 부진했던 재정지출의 경우 하반기에는 속도를 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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