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도 "성과급 50% 지급"
재계 "노조 파업빌미 압력 행사"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영업적자가 발생한 기아자동차도 현대차에 이어 지난해 성과급 미지급분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재계는 이에 대해 회사 수익구조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4대 그룹의 한 고위임원은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는데도 성과급을 주는 것은 원칙을 어기는 행위"라며 "노조가 사실상 파업을 빌미로 회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기아차는 19일 노사 양측이 '경영환경 악화의 영향으로 발생한 성과급 관련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종업원의 사기진작ㆍ격려를 위한 상여금'으로 지난해 미지급 성과급 50%를 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생산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부 지급이 아니다"며 "'향후 근로조건 향상과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아차는 지난해 생산량이 목표치의 98.1%에 그치자 성과급 지급기준에 미달했다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150%의 성과급 가운데 100%만 지급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가 성과급 문제로 부분파업을 벌여 결국 성과급 50%를 받아내자 기아차 노조 역시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투쟁방침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이 같은 기아차의 결정이 알려지자 재계에서는 기아차가 현대차 계열사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칙이 연이어 훼손됐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아차는 지난해 영업적자가 100억원대로 예상될 정도로 경영실적이 좋지 않다"며 "그런데도 현대차 선례를 이유로 성과급을 주게 되면 손실이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7/01/19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