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거래소, 증시 글로벌화 "말로만"

외국어 홈피에 기본 정보누락등 운영 부실… "되레 혼선 부추겨" <br>금감원, 자통법 관련 영문자료 서비스도 소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금융 시장의 글로벌화’를 강조하면서도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외국어 홈페이지’에서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외국어 홈페이지에 현재 적용되지 않는 법규와 규정을 올려놓거나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개정된 일부 조항조차 게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홈페이지에 의존해 한국 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될 경우 상당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한국어 홈페이지에서는 유가증권시장의 ‘상장폐지실질심사지침’, 코스닥시장의 ‘공시규정ㆍ시행세칙’ ‘상장규정ㆍ시행세칙’ ‘공정공시운영기준’ ‘상장폐지실질심사지침’ 등을 게재하고 있지만 영어 홈페이지인 ‘Rules&Regulation’에는 이런 정보를 싣지 않고 있다. 그나마 영어로 게시되는 ‘코스닥시장업무규정 시행세칙’이나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의 경우에도 일부 개정된 조항이 누락돼 있다. 실제 올 3월19일 개정된 ‘코스닥시행세칙 제12조7항(양방향호가 제출의무의 예외)’ 규정은 영어로 번역된 조항에서는 확인할 수 없고 지난 3월4일 신설된 유가증권시장업무규정 제18조2항(공매도호가의사후관리)도 영어로 번역된 규정에서는 찾을 수 없다. 중국어 홈페이지 운영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ㆍ공시 규정 및 시행령이 게재돼 있지만 2005~2007년 자료이며 코스닥시장의 상장ㆍ공시 규정 및 시행령도 2006년 자료가 전부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담당 부서 간 의사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하며 이른 시일 안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금감원 ‘금융감독법규정보시스템’의 ‘영문금융감독규정’에는 개정된 규정이 아닌 2001~2007년 사이에 올려진 영문 자료들만 찾아볼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서 담당하는 ‘영문금융감독법령’도 3일에야 개정된 법과 시행령에 대한 번역 작업이 마무리된 뒤 게재되기 시작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외국인들에게 관련 규정을 영어로 제공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한국법제연구원에 용역을 맡겼고 최대한 빨리 결과가 나오도록 재촉하고 있어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이 외국어 홈페이지를 소홀하게 관리하는 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한 증권사의 해외기업공개 담당자는 “거래소 등이 해외 기업 유치 등 글로벌화를 위해 힘쓰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개정된 규정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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