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경제가 「위기」라는 표현을 쓸 만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최근 몇개월째 이슈로 등장한 경제문제는 비단 하루이틀 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지난 30년간 초고속성장을 해오면서 잠재되었던 불안정한 구조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는 개발시대의 가치기준 및 정책이라는 잣대로 새롭게 변모하는 시대상황과 질적 구조를 평가하고 대응한 때문이기도 하다.
경제구조가 날로 복잡·다양해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국가가 직접 관리·조정하는데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만 발생하면 으레 국가가 앞장서 해결해줄 것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함으로써 문제해결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들어 잇따라 발생한 대기업의 부도사태나 주식폭락·환율폭등·외환위기·자금경색 등은 외형적으로는 무관하게, 혹은 일시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지난 30여년간 잉태되어온 경제적 모순점을 해결하지 못한데 기인한다.
이처럼 총체적 문제로까지 비화된 우리 경제는 이번 기회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호기로 삼아 국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나서 함께 풀어나가야 할 시급한 현안인 것이다.
오늘의 경제난은 국가의 힘만으로는 헤쳐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개혁입안과 구조조정을 촉진시켜나가는데 힘써야 할 것이며, 특히 민선시대를 맞은 시점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의 경쟁력 확보가 곧 국가발전의 원동력이요, 세계화를 이룰 수 있는 첩경임을 명심하고 지방의 몫을 찾아 경제활성화에 전력 투구해야 한다.
또 문어발식 확장과 차입경영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국내기업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 구조조정에 나설 때가 바로 지금이다.
우리 국민도 고용불안과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근검절약의 생활화와 절제된 행동으로 경제살리기에 적극 앞장서야겠다.
얼마전 신문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외국관광명소를 신혼여행지로 예약까지 해놓고 국내로 발길을 돌렸다는 소식과 숨겨진 1달러찾기에 유치원생까지 동참해 코묻은 지폐를 내밀던 보도장면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결연한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경제를 살리는 길은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 가까이에 있는 아주 작은 분야부터 하나씩 바르게 실천해나갈 때 가능한 것임을 새삼 되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