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바레인 국가비상사태 선포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중동국가들의 개입으로 ‘종파 분쟁’으로 격화되는 가운데 바레인 당국이 15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레인에 군 병력을 파견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갈등이 격화되고, 피치가 바레인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하향하는 등 중동지역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셰이크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바레인 국왕은 이날 성명을 통해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며 “바레인군 총사령관은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 기간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격화됐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사상자도 속출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 과정에서 바레인과 방글라데시인 각 1명이 숨졌으며 400명 이상이 다쳤다. 바레인 정부는 남부 마미르 지역에서 시위대가 바레인 보안당국 요원을 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날 마나마 주재 사우디 대사관으로 행진을 벌이며 파병에 항의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국민은 화가 나 있다. 이런 점령이 끝나기를 원한다”면서 “누그든 알-칼리파 국왕이나 우리를 돕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외국군대의 철수를 촉구했다. 앞서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14일 바레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시위 진압 지원을 위해 바레인에 각각 군 병력 1,000명과 경찰 500명을 파견했다. 바레인에서는 시아파가 주축을 이룬 시위대가 수니파 왕정 교체를 촉구하며 한 달째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사우디의 바레인 파병 결정으로 사우디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외교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바레인에 대한 외국군 파병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상황을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정부는 또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스위스 대사,바레인 대리 대사를 불러 사우디군의 바레인 파병에 대해 항의했다.바레인 정부도 이에 맞서 “이란이 걸프국가의 군대 파병을 비난한 것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며 이란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바레인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 내린 ‘BBB’로 조정했다. 피치는 “최근 반정부 시위 격화와 외국군 개입,비상사태 선포 등으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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