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한국은행 출연금 규모를 늘리는 대신 금융회사들에게서 거두는 감독분담금은 줄여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올해 200억원에 그쳤던 한국은행의 금감원에 대한 출연금을 내년에는 3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특히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조만간 한국은행 박승 총재를 만나 금융회사들의 사정을 고려해 출연금을 늘려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13일 "현재 2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은행 출연금을 300억원으로 증액해줄 것을 한은에 요청한 상태"라면서 "출연금이 늘어나면 그만큼 금융기관들이 금감원에 내는 감독분담금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은행을 제외한 여타 금융권역의 업황이 좋지 않다는 사정을 감안, 금감위원장이 한은 총재를 만나 출연금 증액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발행분담금' 제도를 개선, 은행에 대해서도 유가증권 발행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경우 은행들도 은행채를 발행할 경우 수수료(발행분담금)를 납부해야 한다.
발행분담금이란 금융기관이 금감원에 유가증권 발행신고서를 제출할 때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로, 보험사와 카드회사, 증권사 등은 수수료를 내고 있으나 은행은신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어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 증권 등 여타 금융권역에 대해선 유가증권 발행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면서 유독 은행만 면제해주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면서 "국민카드가 국민은행에 합병됐다는 이유로 채권발행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는게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올해 예산은 ▲한은 출연금 200억원 ▲감독분담금 1천500억원 ▲발행분담금 400억원 등 약 2천200억원 규모이며 2005년 예산은 올해보다 6% 가량 늘어난2천3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은 출연금이 증액되고 은행들도 수수료를 부담할 경우 최근업황이 좋지 않은 증권사의 감독분담금이 우선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