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당국은 "위험수위 아니다" 무대책

■ 빚내 주식 투자 14조 시한폭탄 되나<br>2007년 이후 최고치 불구<br>모니터링만 강화 입장 고수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 규모가 위험수위에 이르렀지만 대책은 전무하다. 금융감독 당국은 위험수위까지 올라오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연계신용의 경우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 전체 주식 관련 대출의 경우 2007년 이후 최고치에 달하는데도 금융감독 당국은 오불관언이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 당국이 증시 내 잠재적 위험 요인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ㆍ연계신용 등 주식 관련 대출 규모는 13조7,000억원가량 된다. 신용거래융자의 경우 올 초(1월2일 기준 3조9,218억원)와 비교해 단 6개월 만에 1조28억원가량 크게 증가했다. 예탁증권담보융자도 지난 11일 현재 7조4,835억원을 기록하면서 올 들어서만 4,413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이나 보험ㆍ캐피털 등의 자금을 증권사를 통해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연계신용 역시 올해 초(1월 말 기준 1조2,068억원)보다 1,255억원가량 늘어난 1조3,323억원(4월 말 기준)을 기록, 2011년 집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주식 관련 대출은 올해 들어서만 1조5,000억원가량 증가하면서 14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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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시한폭탄이 증시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금융감독 당국은 여전히 천하태평이다. 오히려 "아직 자금 수준이 증시에 위기를 초래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이 연계신용 등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으나 대책은 요원하다. 당시 국회 지적에 금감원은 "연계신용을 이용한 테마종목 등 이상급등이나 과열종목 투자에 대한 위험 관리 및 투자자 보호를 촉구하고자 11월8일 증권사 임원 간담회를 개최했다"며 "이후 모니터링 정보 등을 수시로 활용해 연계신용 거래 불가종목을 적기에 선정하도록 하는 등 내부 리스크 관리 기준 강화 지침도 같은 달 27일 전달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들 조치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때는 총량규제나 직접 통제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관련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감원 측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용거래융자나 연계신용 등 주식 관련 대출이 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나 딱히 증시 내 위기를 초래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상황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포착될 경우 대책 마련에 착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계신용의 경우 담보유지 비율을 110%에서 140%로 올리는 등 신용거래융자 수준으로 올리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증권업계 불황 등을 이유로 현재 검토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5월7일 증권업계 활성화의 일환으로 5조1,000억원 아래로 한시적으로 제한했던 신용거래융자 규제를 풀었다. 이에 따라 신용거래융자 제한선은 기존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의 40%(온라인 증권사 70%)로 바뀌며 최근 증가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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