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국세청장 구속수감
현직으론 사상 처음…이번주 후임 청장 내정
부산=김광현 기자 ghkim@sed.co.kr
전군표 국세청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6일 구속 수감됐다. 현직 국세청장이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되기는 국세청이 지난 1966년 재무부 외청으로 독립한 이래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번주 인사추천위윈회를 열어 후임 청장을 내정할 계획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후임 청장 인사에 대해 "내부승진(한상률 국세청 차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이날 밤 구속 중인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지난해 8~11월 네 차례에 걸쳐 현금 5,000만원과 올 1월 해외출장 때 미화 1만달러를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전 청장을 부산구치소에 구속 수감했다.
전 청장은 구속 수감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미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의를 수용했다.
이에 앞서 고영태 부산지법 판사는 이날 전 청장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피의자가 증거 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되며 범죄내용도 가볍지 않아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전 청장은 또 자신의 금품수수 사실을 구속수감 중인 정 전 부산지청장이 진술할 것을 우려해 8월 말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이병대 현 부산지청장을 통해 상납건을 진술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입막음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에서 금품수수 여부와 상납진술거부 요구를 놓고 검찰과 전 청장 변호인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전 청장이 정 전 부산지청장으로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1만원권 돈다발 100장씩을 펼쳐 넣은 대형 행정서류 봉투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1만달러의 환전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 부산지청장이 정 전 청장을 접견하는 과정에서 "전직 국세청장의 비리를 진술한 국세청 모 과장의 뒤끝이 좋지 않다. 가슴에 안고 가라"고 말한 내용을 녹취록으로 작성해 영장에 첨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력시간 : 2007/11/06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