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단 vs 피구 "친구야, 집으로 보내주마"

■ 프랑스 - 포르투갈 4강전


유럽이 낳은 2명의 세계적 공격형 미드필더가 6일 오전4시(이하 한국시간) 뮌헨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준결승에서 각자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건 승부를 펼친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34ㆍ레알 마드리드)과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34ㆍ인터밀란)가 그 주인공이다. # 동갑내기·경력·최고몸값 등 '닮은꼴 인생'… 베를린行 티켓 놓고 마지막 맞대결 나서
이들은 동갑내기에 경력과 최고 몸값,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점까지 여러 모로 닮은 꼴이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은 스페인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지였다. 하지만 이 경기가 끝나면 한명은 결승전이 열리는 베를린으로, 다른 한명은 쓸쓸히 집으로 가야만 하는 엇갈린 운명을 맞게 된다. 유년기 불우한 환경에서 축구를 만난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17세에 나란히 프로에 데뷔해 각자 꿈을 키웠다. 98년과 2000년, 2003년 지단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가 됐고 피구는 2001년 같은 상을 탔다. A매치 성적도 지단이 106경기 29골, 피구가 125경기 32골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 예상을 뒤집고 이번 대회에서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지단은 4경기(359분)를 뛰었고 1골1도움을 올렸다. 지난 2일 브라질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고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브라질 감독은 “8년만에 지단의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봤다”고 평가했다. 피구는 5경기(424분)를 뛰면서 2도움을 기록했다. FIFA 기술분석팀은 “축구를 보는 피구의 시야는 역시 위대했다”고 평했다. 소속팀인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똑같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운명을 점치기 어렵게 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강 브라질을 1대0으로 격파하면서 위력이 더하고 있고 포르투갈 역시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준결승까지 올라섰다. 역대 전적에서는 프랑스가 일방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그동안 포르투갈과 21번을 싸워 15승1무5패를 기록했다. 포르투갈에 마지막으로 패했던 것도 31년 전인 지난 75년이었고 최근 7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프랑스는 다시 한번 포르투갈을 제물로 삼겠다는 계산이지만 포르투갈은 최근 A매치 17경기 무패 행진의 여세를 몰아 기필코 악연의 역사를 끊겠다는 각오다. 프랑스(7골2실점)는 지단의 중원 조율과 수비형 미드필더 클로드 마켈렐레ㆍ파트리크 비에라의 든든한 수비, 3골을 뽑아낸 티에리 앙리의 골 결정력이 강점이다. 포르투갈(6골2실점)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신세대들의 약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파울레타를 정점으로 호나우두와 피구가 측면공격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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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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