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거꾸로 가는 미술시장] 스타작가 키워 '미술 생태계' 자생력 강화를

백남준 이후 명맥 끊겼다가

문경원·전준호 듀오 등 두각

일류 큐레이터 육성도 필요

세계 미술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 듀오 전준호(왼쪽), 문경원 /사진제공=갤러리현대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는 인기를 끌었어도, 미술가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트스타 코리아'는 아는 사람조차 드물다. 시인,소설가,음악인,스포츠스타 등 각계 명사가 초대됐던 '무릎팍도사'에 유일하게 순수미술계만 출연자를 내놓지 못했다.

한국미술에는 스타가 없다. 미술에 대한 저변확대가 부족해 대중적 관심을 끌지 못하는 탓이다. 스타를 위시한 선두그룹의 부재는 작품값 형성이나 시장 견인의 어려움으로 연결되고, 악순환이 이어진다.


스타 작가가 있었던 적 있다. 백남준(1932~2006)은 '예술가의 예술가'로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행사인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까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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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명맥이 끊겼다가 최근들어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작가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문경원·전준호 작가 듀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 2012년 예술의 본질에 대해 되묻는 '뉴스 프롬 노웨어' 프로젝트로 독일에서 5년마다 열리는 미술제인 '카셀도큐멘타'에 한국작가로는 20년 만에 초청됐다. 당시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의 '2012 올해의 작가상'과 광주비엔날레의 최고상인 '눈미술상' 등을 휩쓸었다. 최근에는 2015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의 한국관 대표작가로 뽑혀 '미술계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였던 양혜규 역시 지난 카셀도큐멘타에 초청되는 등 유럽 전역을 누비며 명성을 쌓고 있다. 서도호, 김수자 등도 국가대표급 작가로 꼽힌다.

미술시장이 자생력을 갖고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스타 큐레이터(전시기획자)도 필수적이다. 영국의 '아트리뷰'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미술계 파워 인물 100명'에서는 수년째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런던 서펜틴갤러리 큐레이터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큐레이터는 작가를 발굴하고, 전시를 통해 작품과 대중의 소통자 역할을 하며, 소장품 구입과 관리까지 맡기 때문에 미술시장의 핵심이다.

우리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왕성하게 활동하는 큐레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 등을 역임한 김선정 큐레이터는 카셀도큐멘타의 기획팀원으로 활약해 한국미술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았던 윤재갑 큐레이터는 상하이 소재 '하우아트뮤지엄(How Art Museum)'의 디렉터로 미술관의 방향성 설정부터 소장품 체계까지 도맡아 구축했다. 오는 2015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을 책임지게 된 이숙경 커미셔너는 영국의 국립 테이트미술관의 큐레이터다. 문화적 자부심 높은 테이트에 최초의 아시아 출신 큐레이터로 입성한 그는 현재 테이트모던에서 열릴 '백남준 소장품전'을 준비하며 한국미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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