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 유동성의 힘… "랠리 당분간 계속된다"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다시 넘어섰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지 6개월만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악재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이머징 마켓으로 몰려들고 있는 만큼 코스피지수가 2,050선까지는 무난히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2%(22.14포인트) 오른 2,003.73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3,959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보험ㆍ투신 등 국내 기관도 158억원을 사들이며 힘을 보탰다.


증시 상승의 원동력은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유럽 위기가 진정되면서 미국과 영국 등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서 끊임없이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이날까지 한 달여동안 8조5,000억원에 달하는 공격적인 순매수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는 유럽 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8월 이후 연말까지 7조2,000억원을 내다 판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유럽 중앙은행이 유로권 은행들에 장기대출에 나서면서 유동성에 여유가 생긴 금융기관들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서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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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은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2,050선까지는 무난히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기상태에 있는 펀드 환매자금 등 국내 자금들까지 가세할 경우 2,100포인트까지도 내다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재매수 기회를 노리는 대기자금이라는 면에서 앞으로 지수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보통 2월은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되거나 매도가 나타나는 시기로 보지만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2,000선 안착에 성공할 경우 관망세를 보이던 국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상승 탄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수가 2,000선 위로 올라선 이후에는 증시가 급격하게 오르기 보다는 숨고르기를 거쳐 점차적으로 상승과정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나 글로벌 경기지표 반등 신호가 아직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시장의 강세를 주도하는 것은 경기 부양을 목표로 글로벌 정책 공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유동성에 따른 상승은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앞으로는 실적 등 펀더멘털을 확인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당분간 뚜렷한 주도업종 없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올 들어 뚜렷한 주도업종 없이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이나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덜 오른 업종이나 중소형주로 매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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