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벨로루시 합병'과 관련 조만간 폭탄선언을 할 전망이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10일 보도했다.
이번 합병안은 비단 러시아의 영토를 늘리고 국가위신을 세우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헌법을 마련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실권을 쥐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라디오 에코 모브스키(Ekho Movski)는 7일 이번주 이틀간 벨로루시의 수도 민스크를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이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과 합병 관련 조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크렘린을 인용, 보도했다.
이는 통화와 사법체계, 군대, 국가 상징까지 공유하는 전면 합병이며 실현 여부는 양국 국민들의 국민 투표에 달려있다.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푸틴은 잠정적인 지도자 역할을, 루카셴코는 국회의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에코 모브스키는 덧붙였다.
구소비에트연방 소속 국가들 중에서도 러시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벨로루시는 에너지 공급과 안보 지원, 경제 보조금 등 여러 방면에서 러시아에 의존해왔으며 1996년 이후 실제 부분적인 합병 상태를 유지해왔다.
당초 부분 합병을 주창했던 루카셴코는 푸틴이 권좌에 오른 뒤 합병안에서 한 발 물러나는 입장을 보였으나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지난주 벨로루시에 판매하는 연료가격을 작년대비 3배 인상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등 압력을 넣어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벨로루시 합병은 푸틴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의 니콜라이 페트로프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사안들과 긴밀하게 연결된 합병안은 매우 적절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벨로루시 국민은 구소련 시절에 향수를 지니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합병을 강력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총선을 통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의 3분의 2를 차지한 푸틴은 큰 어려움 없이 계획을 추진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