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가임과 시모무라 오사무, 두 노벨상 수상 과학자는 한국의 젊은 과학도에게 '끊임 없는 호기심'과 '용기'를 주문했다.
시모무라 오사무 미국 해양생물학연구소 석좌교수는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호기심'"이라며 "이 같은 호기심이 과학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즈 연구의 단초가 될 녹색형광단백질(GFP)을 추출해 유용화하는 데 32년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 노년의 과학자는 "요즘 젊은 세대는 편하고 익숙한 일만 하려 하지만 80세가 돼도 주변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이 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며 주입식 학습이 호기심을 죽일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달에서 지구까지 소리가 도달하는 시간을 구하라'는 문제를 내자 교과서 학습에 익숙한 학생들은 두 행성 간 거리를 소리의 속도로 나누는 데 급급했지만 평소 자유롭게 다양한 생각을 해온 학생들은 '대기권을 벗어나면 진공상태가 되기 때문에 소리는 전달되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며 시험을 위한 훈련이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을 강조했다.
스카치테이프의 원리에서 영감을 받아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구조를 규명해낸 것도 가임 교수의 이 같은 '틀을 벗어난 사고'가 있었기 때문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가임 교수는 "과학자나 사회나 범하기 쉬운 실수가 '자기에게 익숙한 것에만 투자하고 연구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자기가 잘하는 분야를 벗어나 알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가 발휘될 때 비로소 '창의성'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강조한 것은 "단기성과에 급급하지 않는 평정심"이었다.
가임 교수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휴대폰ㆍ카메라 등의 기계도 개발되는 데 수십년이 걸렸다"며 "노벨상 수상자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시모무라 교수도 "어려운 문제일수록 그 문제를 해결해서 얻는 즐거움ㆍ행복ㆍ만족은 더욱 커진다"며 "젊은 연구원들은 난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이 자신감이 다음 과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줄 것"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