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베이비부머 노후소득 시급


보통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는 1955년생부터 1963년생을 일컫는다. 올해 만 48세부터 56세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현재 712만명 정도로 추정되며 전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된 지난 1988년에 25세부터 33세로 젊은 세대었으므로 가입기간이 20~30년은 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됐을 때는 10인 이상 사업장만 적용했으므로 많은 베이비부머들은 도시지역에 연금이 적용된 1999년에야 처음 제도를 접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1999년에 처음 가입하게 됐더라도 이들은 당시 36세부터 44세에 해당했으므로 연금을 가입해야 하는 59세까지는 15년 이상의 기간이 있었다. 노령연금등 수급권 강화 필요 따라서 사업장 가입자로 제도도입 초기부터 가입을 했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1999년 최초로 제도에 접할 수 있게 된 사람들조차 제대로 가입만 하면 10년 이상 가입하면 받을 수 있는 노령연금을 노후에 받을 수는 있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소득활동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입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중 대다수 여성은 연금을 받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베이비부머 중 남자는 한 번이라도 보험료를 냈던 가입이력이 있는 사람들이 현재 90%에 육박하지만 여자는 절반 정도만 가입했던 이력이 있다. 또한 가입이력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남자의 보험료 납부 평균기간은 10년이 넘지만 여자는 5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 중 남자들은 70% 이상이 노령연금을 받게 되겠지만 여자들은 30%도 노령연금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의 경우 상당수는 남편에 의해 부양될 것이고 유족연금을 받을 수도 있어서 노령연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심각성이 어느 정도는 완화될 수 있다고 하겠지만 이들의 노령연금 수급권 강화는 시급한 과제이다. 2009년 통계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중 노후소득을 준비하고 있는 비율은 80%라고 했고 준비방법으로 가장 많이 든 것은 38.5%로 국민연금이었다. 공무원연금 등을 합하면 45.6%가 공적연금을 가장 주요한 준비수단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노후생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 사람들도 금액이 충분한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아마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다수는 연금액이 적어 생활하기 위해서는 다른 소득 보충수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 노화ㆍ고령사회연구소의 조사에서 베이비부머의 30%만 노후소득준비가 충분하다고 답했던 것은 이러한 상황을 대변해 준다고 할 것이다. 선진국의 베이비부머들은 주로 2차 대전 후 태어나서 경제가 발전되고 복지가 확대돼가는 시대에 살던 사람이었다. 따라서 이들과 관련된 공적연금 문제는 주로 갑자기 연금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연금재정을 악화시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재정안정화를 위한 제도개혁이 논의되고 실제로 제도가 개혁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의 경우에는 이들의 중년시기에야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돼 연금재정문제보다는 적절한 노후소득보장문제와 노후빈곤해소문제가 더 시급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노동활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시기에 대비해 얼마 남지 않은 노동활동이 가능한 기간 동안 다양한 소득보장대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늘려 최소 소득보장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하여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을 통해 노후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임의가입자나 지역가입자의 빠른 증가가 이러한 의식변화를 반증한다. 아마도 베이비부머들은 노후준비가 절실함을 더욱 느낄 것이다. 앞의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노후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사람 중 자녀에게 의탁하겠다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 자녀에 대한 의탁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일찍 노후 소득준비를 위한 베이비부머들의 스스로 노력과 함께 노후 일자리 확대, 연금 수급권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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