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스와프發 금융혼란 재연될 우려

국내 외환시장 '달러 부족' 당분간 지속 전망<br>달러 확보심리 강해 통화스와프 금리 폭락<br>스와프베이시스도 비정상적 수준으로 확대

외환시장에 ‘달러 부족’ 비상등이 켜졌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행진과 경상수지 적자 등 수급구조가 나빠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고 스와프시장에서는 원화와 달러를 일정기간 내 맞바꾸는 통화스와프(SRC)금리가 폭락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달러 부족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어서 지난해 말과 같은 스와프발 금융혼란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10일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했으며 국채선물도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급락했다. 달러 부족의 심각성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 급등세에서 드러나고 있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년5개월 만에 960선을 뚫었다. 지난달 말 930선 급락 모습과는 천양지차다. 특히 외화자금시장 격인 스와프시장에서는 ‘경계 경보’가 울리고 있다. CRS금리도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자율스와프(IRS)금리와의 격차인 스와프베이시스가 3년물 기준으로 230bp 이상 확대, 지난해 11월 스와프시장 붕괴 당시 수준에 육박했다. CRS금리는 국내 은행들이 외국계 은행 등에 원화를 빌려주고 달러를 빌릴 때 수취하는 원화고정이자로 CRS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 수요에 비해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즉 이자를 덜 받더라도 달러를 확보하려는 측이 많다는 얘기다. 스와프베이시스는 지난달만 하더라도 160bp가량이었으나 최근 환율 상승과 궤를 같이하며 급격하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처럼 달러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지난 2002년부터 지속된 달러 공급 우위의 수급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이성태 한은총재가 7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외국인의 주식 매도 영향이 크다. 올 들어 외국인은 12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2조원가량의 순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고유가 여파로 11년 만에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점도 달러 부족의 주요 원인이다. 1월 경상수지는 26억달러 적자로 지난해 12월(8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규모가 당초 한은 전망치(30억달러)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함께 ▦3ㆍ4월 외국인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 ▦정부의 강력한 환율 방어 스탠스 ▦신용경색에 따른 외화 차입 어려움 ▦중공업체의 선물환 매도 감소 ▦대형 인수합병(M&A) 달러자금 수요 등도 달러 수급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채권 위험도를 반영하는 보험비용인 한국물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80bp에서 94bp로 급등하면서 비용 부담과 투자위험 증가로 달러 공급원인 외국인의 재정거래가 주춤해진 점도 스와프시장의 왜곡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수급 불균형과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컨트리리스크 상승 여파로 달러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라며 “스와프베이시스 적정 수준이 통상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 가산금리 정도임을 감안하면 현 스와프시장은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현재 여건상 환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재료가 상당해 당분간 달러 부족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11월과 같은 패닉 장세는 아니더라도 달러 부족으로 인한 금융혼란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한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스와프시장의 불균형이 과도해지면 한은이 개입해 달러를 공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신용 사정이 단기간에 나아지기 어려워 스와프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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